호흡기로 생명연장하는 신세 된 무바라크 前이집트 대통령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0일 0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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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파라오'로 불리던 호스니 무바라크전 이집트 대통령이 호흡기로 생명을 연장해야 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이집트 현지 언론에 따르면 무바라크는 19일(현지시간) 오후 자신이 수감 중이던 카이로 남부의 토라교도소 내 병원에서 심장 마비와 뇌졸중 증세로 외부의 군 병원으로 이송됐다.

무바라크는 병원에서 혼수상태에 빠졌으며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다고 의료 관계자는 전했다.

무바라크가 "외부 병원으로 옮겨진 직후 임상적으로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그럴 단계라고 언급하기엔 이르다"는 내용의 완화된 소식도 전해지면서 그가 아직 숨을 쉬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무바라크의 건강 상태를 놓고 각종 설이 돌고 있지만, 그가 2일 종신형을 받고 교도소로 이송되고 나서 건강이 악화한 것도 사실로 여겨진다.

현지 언론이 인용한 보안·의료 소식통에 따르면 무바라크는 교도소 병원에서 건강 상태가 더욱 나빠져 의식이 오락가락하고 있으며 정맥 주사도 맞았다.

교도소 내 병원 의료진은 지난 11일에도 무바라크에게 심장 박동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심장충격기를 두 차례 사용했다.

같은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두 아들 알라와 가말이 위중한 아버지 곁에 머물도록 교도소 당국에 요청했고 이 안이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최근에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한 것은 84세의 고령에다 지병이 있는 무바라크가 교도소행을 극구 거부했음에도 교도소 내 병원에 수감되자 '화병'에 '우울증'까지 겹쳤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군 사령관 출신인 무바라크는 자신이 믿었던 군부가 배신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무바라크는 교도소로 이송된 뒤 울분을 참지 못하며 '이집트가 나를 팔아먹었다', '그들은 내가 여기서 죽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무바라크는 헬기를 타고 교도소에 도착하고 나서도 "전에 머물던 병원으로 옮겨달라"며 한동안 헬기에서 내리기를 거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무바라크의 건강 상태가 직접적으로 확인되기 어려워 실제 위독한지에 대한 논란도 있다.

무바라크는 지난 7월에도 일부 언론에서 혼수상태에 빠지는 등 '위독설'이 제기됐지만 이후 법정에는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무바라크가 여생을 안락한 곳에서 지내려고 계략을 쓰려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무바라크와 그의 측근이 '건강 위독설'을 통해 군부로부터 외부의 민간 병원으로 이동할 수 있는 허가를 받으려는 '꼼수'란 것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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