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이탈 자금 72%가 ‘유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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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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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중 2조3840억 빼가… 유럽銀 자기자본 충족 탓

이달 들어 한국 증시를 빠져나간 3조 원 이상의 외국인투자가들의 자금 가운데 70% 이상은 유럽계 자금인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21일까지 외국인은 총 3조2918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중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계가 2조3840억 원어치를 순매도해 전체 외국인 매도금액의 72.4%를 차지했다. 유럽계에서는 투자은행이 집중된 영국계 자금이 1조4046억 원 빠져나가 가장 규모가 컸고 룩셈부르크(4437억 원)와 프랑스(3232억 원)가 뒤를 이었다. 미국계 자금도 9097억 원 빠져나갔다.

무엇보다 지난해 유럽은행감독청(EBA)이 유럽은행들에 핵심자기자본비율(CT1) 9% 이상 요건을 충족하라고 요구한 것이 최근 유럽계 자금 이탈의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유럽계 자금의 주축인 유럽은행들이 6월 말까지는 핵심자기자본비율을 9%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다 보니 그동안 해외에 투자했던 자금을 일제히 회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과 뱅크런이 유럽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유럽계 자금을 ‘위험자산’에서 ‘현금자산’으로 옮겨가게 부추겼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유럽계 자금이 계속 빠져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김영준 SK증권 연구위원은 “다음 달 중순에야 그리스 총선이 치러지는 데다 환차익을 노리고 들어왔던 자금들도 손절매를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유럽계를 중심으로 외국계 자금이 계속 빠져나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유럽계보다는 공격적인 성향의 조세회피지역 자금의 매도가 얼마나 이어지느냐가 앞으로의 외국인 매도세를 결정짓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외국인 자금#이탈#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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