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선택’ 그 후]박원순 시장의 첫 주말 ‘21조원 예산짜기’ 큰 숙제

  • Array
  • 입력 2011년 10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선거캠프 해단식 박원순 서울시장의 선거 캠프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 안국빌딩 9층에서 해단식을 갖고 정식 해산했다. 박 시장(아랫줄 가운데)과 지지자들이 해단식을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선거캠프 해단식 박원순 서울시장의 선거 캠프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 안국빌딩 9층에서 해단식을 갖고 정식 해산했다. 박 시장(아랫줄 가운데)과 지지자들이 해단식을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노량진수산시장부터 영등포 쪽방촌까지 27일 출근 첫날부터 동분서주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28일에도 각종 업무보고와 명예시민증 수여식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당선되자마자 임기가 시작돼 선거운동으로 쌓인 피로를 풀 겨를도 없었다.

박 시장은 주말인 29, 30일도 쉬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발등의 불인 ‘서울시 예산안’ 편성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의회에 2012년 예산안을 제출해야 하는 마감 시한은 다음 달 10일. 2주도 채 남지 않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박 시장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박 시장은 28일 오후 6시 퇴근도 미루고 최항도 기획조정실장 한문철 경영기획관 등 예산편성 주무부처 간부들을 7층 집무실로 불러 모았다. 시간을 아끼려고 도시락을 함께 먹으며 현황을 보고받는 등 내년도 예산안 짜기에 몰두했다.

박 시장이 예산 문제에 골몰하는 것은 ‘보편적 복지 확대’ 등 자신의 핵심 공약을 실현할 재원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1년 예산이 21조 원에 이르지만 어떤 부분을 줄여 공약 사업 예산으로 편성할지 결정하는 문제는 쉬운 일이 아니다.

출근 첫날 전격 시행을 결정한 무상급식만 하더라도 내년에 9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시의회가 올해 초등학교 전학년 무상급식을 실시하라며 의결한 예산은 695억 원. 박 시장은 여기에 내년부터 초등학생 외에도 중학교 1학년생을 무상급식 대상에 포함시키겠다고 공약했다. 시는 중학교 1학년 무상급식에 200억 원 정도의 예산이 추가로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임기 중 공공임대주택 8만 채 건설 공약에도 1조1260억 원이 소요된다. 2년 8개월의 짧은 임기를 감안할 때 적어도 3분의 1 이상은 내년 예산에서 확보해야 한다. 국공립보육시설을 동별로 2개 이상 확보하는 공공보육시설 확대에도 3년간 2658억 원이 들어가야 한다. 장애인을 위한 콜택시 저상버스 확대 운영 등 각종 복지정책 실현에 쓸 예산도 필요하다.

박 시장은 선거기간에 한강르네상스 사업과 서해연결 한강주운(舟運) 사업 등을 전면 재검토하는 등 서울시 전체 사업비의 5%를 조정하고 탈루 세금 등을 거둬들여 연간 1조 원의 재원을 확보해 공약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한강예술섬 사업, 9988어르신 행복타운, 서해뱃길사업 등 지난해 서울시의회가 삭감했던 사업은 올해 재편성하지 않을 방침이다.

박 시장은 2014년까지 서울시 부채를 7조 원 줄이겠다는 공약도 함께 실현해야 한다. 빚을 갚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동시에 복지정책 확대를 위한 재원도 마련해야 하는 박 시장의 고민은 주말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 시장은 이날 오후 1시 반 자신의 선거캠프였던 종로구 안국동 사무소에서 선거캠프 해단식을 했다. 이 자리에는 캠프 관계자와 지지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김재홍 기자 nov@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