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 형식적 조문… 진심으로 우는 사람 20%나 될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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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 北주민 통화 입수… “술 못먹게 해 괴로울 뿐”

“수령님 서거 때보다는 완전 못합니다. 그냥 형식적으로 하는 사람이 많고 20%나 진심으로 우는지…. 그냥 술 먹고파 죽겠습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추모 분위기가 1994년 김일성 사망 때와는 확연히 다르고 오히려 통제 조치에 반발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채널A가 제3국에 거주하는 탈북자와 북한 현지 주민 간의 전화통화 녹취록을 입수해 파악한 결과다.

북한 주민은 “이때다 싶어서 추모 장소에 몰려드는 아첨쟁이들은 있지만 대다수 주민들은 형식적으로 추모 장소에 갈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주민을 감시하는 규찰대가 밤낮으로 돌아다니는 바람에 아무것도 못할 지경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술을 못 마시고 각종 모임을 갖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웃기라도 했다간 역적으로 몰릴 판’인 살벌한 분위기를 전했다.

서른 살도 안 된 김정은이 최고지도자가 된 것에 대한 주민 반응을 묻자 이 주민은 “다른 소리 했다간 순식간에 역적 돼서 세상 하직하겠는데 별 수 있냐”며 “다른 사람들도 말은 못하지만 속으로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감시를 피해 산꼭대기로 올라와서 통화를 하던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급히 전화를 끊었다.

한우신 채널A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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