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의 기원은 막연하게 신화 속의 인물로 황제의 사관인 창힐이 새 발자국의 모습을 보고 발견했다고만 알려져 왔다. 최근 중국 곳곳의 약 5000년 전 신석기시대 유적에서 한자와 유사한 글자들이 발견되어서 그 시작이 더 오래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이 자신만의 최고 자산으로…
《투키디데스는 전쟁과 내분 속 인간의 모습을 가감 없이 그려냈다. ‘인간의 본성’에 따라 반복될 일들을 일깨우는 것이 그의 저술 목적이었다. 이 기록은 인간 본성의 선악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사로잡았는데, 국가계약론의 옹호자 토머스 홉스(1588∼1679)도 그중 하나였다. 그에게 …
《지구의 심각한 기후변화로 강한 자외선과 더운 여름이 길어지면서 어느덧 선글라스는 우리의 필수품이 되고 있다. 선글라스는 패션의 상징인 동시에 은밀한 의미로도 사용되어서 1980년대까지도 영화나 만화 같은 매체에서 스파이나 악당들은 예외 없이 선글라스를 끼고 등장했던 기억이 있다. 1…
《‘내분’을 뜻하는 그리스어는 ‘stasis’이다. 이 말은 본래 ‘서다’라는 뜻의 동사에서 나온 말로 ‘섬’, ‘입장’을 뜻한다. 하지만 ‘섬(立)’은 곧 다른 편에 ‘맞섬(對立)’을 뜻하기 때문에, stasis는 반대 세력에 맞서는 상황, 즉 ‘내분’ 상황을 가리키는 용어가 되었다…
《닭은 우리 삶에서 빠질 수 없는 요리 재료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장년층이라면 어렸을 때 귀하게 먹었던 통닭을 떠올린다. 그리고 스포츠 경기나 피크닉을 가면 치킨으로 사람들은 하나가 된다. 심지어 한류 열풍으로 한국식 치킨은 한국을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한국의 닭요리로도 사랑받고 있…
《펠로폰네소스 전쟁(기원전 431년∼기원전 404년)은 델로스 동맹의 맹주 아테나이와 펠로폰네소스 동맹을 이끈 스파르타의 패권 다툼이었다. 동맹에 속하거나 중립을 내세웠던 나라들이 하나둘씩 전쟁에 말려들면서 다툼은 ‘세계 대전’으로 확대되었다. 이 주변국들은 ‘고래 싸움에 등 터진 새…
《서양 중심의 세계로 재편된 근대 이후에 형성된 인종차별에 대한 인식은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있다. 3년 전 흑인의 차별에 대한 큰 논쟁을 촉발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서 보듯이 세계는 코로나를 거치면서 다른 피부색에 대한 차별과 오해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여…
《‘노인 한 사람이 죽으면 도서관이 하나 없어지는 것 같다.’ 이제 이 말은 흘러간 노랫말처럼 들린다. 21세기 과학·기술 시대의 노년은 키오스크 앞에서 당황하는 모습으로 찾아온다. 미래를 보고 질주하는 시대에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역사를 대하는 우리 시대의 태도도 비슷하다. 하…
《따뜻한 밥 한 공기만큼 우리의 마음을 달래는 음식이 또 있을까.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우리의 일생과 함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쌀밥은 언제부터 우리와 함께했을까. 원래 벼는 아열대의 식물로 한국 토착의 곡물이 아니다. 분명한 것은 신석기시대부터 조금씩 우리와 함께하던 쌀은 30…
《가을날 길거리의 국화과 꽃들과 밤하늘 별들이 빛나는 우주는 모두 ‘코스모스’다. 이 말은 ‘장식’, ‘질서’를 뜻하는 그리스어 ‘kosmos’에서 왔다.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자연 질서는 놀라움의 대상이었다. 어째서 태양은 매일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질까?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
땅끝 전남 해남에 국내 인문학 지성들이 모인다. 23일 해남군에 따르면 5월부터 9월까지 매월 한차례 한국 인문학계를 대표하는 명사를 초청하는 ‘황지우 시인과 함께하는 명사초청 인문학 콘서트’를 개최한다. 첫 번째 인사로 이창동 영화감독이 5월25일 해남을 찾는다. 영화의 황홀…
《한국 사람이라면 모두 아는 신라의 대표적인 유물인 천마도는 올해로 발굴 50주년을 맞이했다. 천마도는 수학여행의 추억과 국제적인 역사도시인 경주를 대표하는 유물 이상의 의미이다. 하늘을 날아오르는 천마처럼 1500년 전 유라시아 대륙과 맞닿으며 거대한 국가로 웅비하려는 신라의 모습을…
《고대 그리스의 원자론은 서양 과학의 전형적 특징들을 보여준다. 자연에 대한 물질 중심적 사고방식, 복잡한 물체를 단순한 것으로 나누어 설명하려는 분석적 태도, 인간의 마음을 포함해서 모든 것을 물질의 운동들로 바꾸어 설명할 수 있다는 환원주의적 확신 등이 그렇다. 19세기까지 서양에…
《우리 삶에서 점(占)은 언제나 함께해 왔다. 수많은 기술과 기계가 출현해도 미래는 언제나 불안하고, ‘용한 집’이 있다면 귀가 솔깃해지는 경험을 누구든 해보았을 것 같다. 심지어 엔지니어나 수학자들이 슈퍼컴퓨터를 새로 들일 때도 축복을 하고 고사를 지내는 모습은 전혀 어색하지 않다.…
《질문은 잠든 생각을 흔들어 깨운다. 질문이 대답을 낳고 대답이 다른 질문으로 이어지면서 처음에 엉성했던 생각도 촘촘한 짜임새를 갖춰 나간다. 세상의 철학, 문학, 과학, 기술은 물론이고 음악과 미술 같은 예술적 창작까지 그 어느 것도 질문의 씨줄과 대답의 날줄로 엮인 직조물이 아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