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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이 내 신세,”(조선 중기, 홍길동) “언니를 언니라 부르지 못하고, 명예부위원장 생도라 불러야 하는 이 내 신세.”(2012년 2월, 국군간호사관학교 예비생도) 나이도 엇비슷한 이 두 사람 중 누가 더 서러웠
《 저녁이 되자 주변은 완전히 어두워졌다. 마당 앞뒤에 자리한 4층짜리 건물에서도 약속이나 한 듯 형광등이 모두 꺼졌다. 네댓 개의 가로등과 간이 서치라이트 두 개가 마당을 비추는 유일한 불빛이었다. 마당에는 잔디밭 사이로 원 모양을 따라 폭 3m 정도의 길이 나 있다
“뭐해?” 수화기 너머로 오랜만에 전화를 걸어온 친구가 묻는다. “고스톱 치고 있어.” “야, 팔자 좋네. 부럽다.” 이제는 항변할 말을 찾는 것조차 귀찮다. 등급분류 신청된 게임을 검토하는 것이 그의 일. 다른 사람들 눈에는 그저 게임을 하며 ‘노는 것’으로 비치
하프라인 부근에서 공을 가로채 눈 깜짝할 사이에 상대 골밑까지 도달한다. 그러고 점프, 순간 미국프로농구(NBA) 뉴욕 닉스의 홈구장인 매디슨스퀘어가든을 가득 채운 팬들의 입이 쩍 벌어진다. 앳된 얼굴의 동양인은 자신보다 20cm 이상 큰 흑인 선수 두 명을 앞에 두고 더
노래를 들으니 그냥 생각났다. 하도 많이 춰서 몸이 기억하고 있는 동작들. 하루 만에 안무(按舞)를 다 짜버렸다. 자신들이 태어나기도 전, 한 시대를 휘저었던 몸짓과 마주한 걸그룹 티아라 멤버들은 조금 당혹했다. 사흘 전 “1970년대 디스코가 콘셉트야. 도와줘”라며 걸
“유인원에게 ‘아버지’는 없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남성과 여성 혹은 암수 구분이 있는 동물치고 아버지가 없을 수는 없는데요. 하지만 유인원(인간을 제외한 다른 영장류)에게는 진정한 의미의 ‘아버지’가 없습니다.○ 고릴라와 침팬지의 번식 전략고릴라 암컷들은
“그대가 이용할 줄만 안다면 인생은 길다.’(루시우스 세네카·기원전 4년∼기원후 65년, ‘삶의 짧음에 대하여’) 난 억울하다. 지금 난 ‘인생을 낭비했다’는 누명을 쓰고 염라대왕 앞에 끌려와 있다. 나는 이승의 시간으로 7일 전, 과로에 따른 심장발작으로 사무실에
《X선 사진을 보면서 의사가 말했다. “아드님…, 오래 못 살겠습니다.” 장남에게 내려진 날벼락 같은 선고에 어머니는 망연자실(茫然自失)했다. 그 얼마 전, 하얀 얼음판에 왈칵 피를 쏟았을 때만 해도 몸보다는 경기가 우선이었다. 가뜩이나 선수가 모자란 아이스하키팀에
꽃이 주연이라면 화분은 꽃을 받쳐주는 조연이었다. 예전까지는 그랬다. 그런데 이 조연이 언제부터인가 ‘미친 존재감’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주연 자리마저 넘보는 간 큰 조연들도 생겨났다. 수제(手製)화분 얘기다. 고급스러운 색상과 화려한 무늬에 주인의 개성
무릇 세상 모든 일엔 시작과 끝이 있기 마련이어서, 시작의 설렘과 끝의 아쉬움이 반복된다. 학창시절의 시작과 끝은 입학과 졸업이다. 그중 졸업이 우리 마음속에 더 깊은 추억을 남기는 이유는 아무래도 마무리의 성취감과 헤어짐의 아쉬움이 함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세
커피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한 통계에선 국내 커피산업이 매년 20% 이상 성장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국내 커피시장 규모는 약 3조 원에 이르렀다. 커피학원은 물론이고 심지어 대학에 커피학과가 생기기도 했다. 커피전문점이 동네 골목에까지 생기고 있으며
직장인 M 씨(41)가 처음 소시지와 마주한 건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직전인 1977년 봄, 이웃집 친구네 가족을 따라간 한 초등학교 운동회에서였다. 친구의 형이 초등학교 4학년쯤이었을까 싶다. 친구 엄마가 점심시간 즈음 돗자리를 펴고 찬합(饌盒)에 담은 밥과 반찬을 내놨다
작지만 부리부리한 눈. 굳게 다문 입술에 다부진 턱선. 떡 벌어진 어깨와 조각같이 빚어진 근육. ‘야수’라는 별명답게 그는 숨 막히는 카리스마로 기자를 압도했다. 묵직한 ‘로킥’(발로 상대방의 다리를 공격하는 기술)이 샌드백을 강타하는 소리가 체육관을 쩌렁쩌렁 울
팔뚝과 허리에서 한 줌씩 잡히는, 흐늘거리는 살은 남녀 모두에게 ‘살(殺)’의 대상이다. 사람들은 저마나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살과의 한판 전투를 치른다. 날씬했던 옛 모습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건강을 위해, 아니면 다가올 여름의 바캉스를 위해. 방법도 다양하다. 어
58년 개띠란 말이 있다. 전후 베이비부머 세대의 대표로서, 연령별 인구가 가장 많다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군사독재의 암울한 시기를 거쳐 부동산 광풍으로 이어진 경제성장의 주역인 이들의 퇴직 행렬이 최근 들어 시작되면서 남은 평균 수명 30년 이상에 대한 노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