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돌린 MAGA 잡으려… 트럼프, 부정선거론 재점화 예고

  • 동아일보

내일 대국민연설서 보수 결집 겨냥
‘투표기기 신뢰 훼손’ 등 거론할 듯
‘中, 2020년 美대선 개입설’도 주장
민주 “중간선거 질까봐 또 거짓말”… 공화 일각서도 “민생 집중을” 조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부 지지층이 그의 2020년 11월 대선 패배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며 2021년 1월 6일 워싱턴 의회에 난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16일 대국민 연설에서 이 주장을 또 제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부 지지층이 그의 2020년 11월 대선 패배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며 2021년 1월 6일 워싱턴 의회에 난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16일 대국민 연설에서 이 주장을 또 제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워싱턴=AP 뉴시스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없으면 국가도 존재할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동부 시간 16일 오후 9시(한국 시간 17일 오전 10시)로 예정된 대국민 연설에서 투표 기기 신뢰 훼손 등 미국 선거 체제의 결함을 거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패한 2020년 대선이 조작됐다는 주장을 거듭해 왔는데 이 주장을 또다시 펼치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가 당시 선거에 중국, 베네수엘라 등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다시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망했다.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 전쟁 장기화와 고물가 등으로 지지율이 하락세인 트럼프 대통령이 ‘외부의 적’을 이용해 핵심 지지층인 보수 유권자를 결집시키려는 모양새다. 특히 자신의 최대 지지세력이었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마가)’ 진영에서도 이란 전쟁 장기화와 고유가 문제를 강도 높게 비판하는 것도 이번 대국민 연설을 추진하는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中, 2020년 美 대선 개입설 주장 가능성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으로부터 ‘16일 연설에서 투표 기기 및 선거 무결성 의제를 다룰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그 주제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며 “그 외에도 몇 가지 말할 내용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이것은 정말 큰 뉴스이고 우리나라는 (선거 제도의 취약성을) 개선해야 한다”며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미 대선 당시 자신이 핵심 경합지였던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등 일부 선거구에서 실제로는 이겼는데도 패한 것으로 기록됐다고 주장해 왔다. 그의 일부 지지층은 이에 항의해 2021년 1월 6일 워싱턴 의회에 난입하며 이른바 ‘의회 난동 사건’을 일으켰다. 선거 당국이 근거가 없다고 수차례 결론을 내렸지만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재집권한 뒤 연방수사국(FBI) 등은 대대적인 관련 조사에 돌입했다. 올 1월 FBI와 법무부는 풀턴 카운티의 2020년 대선 투표용지를 압수했다. 대통령의 최측근인 캐시 파텔 FBI 국장은 조지아주를 관할하는 FBI 애틀랜타 지부에 최근 수백 명의 요원을 추가로 파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때 자신에게 적대적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이 미국 투표 기기를 해킹해 개표 결과가 자신에게 불리하도록 조작했다고도 강조해 왔다. 특히 이번 연설에서는 베네수엘라와 가까운 중국이 미국 유권자 데이터에 접근했다는 주장까지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WP는 전망했다. 또 대통령의 또 다른 측근 빌 풀테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 보수 언론인 존 솔로몬 등이 대선 조작에 관한 16일 연설을 적극 권유했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 연방 정보기관들을 조사하는 국가정보감사위원회(NSC)는 앞서 2021년 3월 대선 조작 주장을 “신뢰할 수 없다”고 이미 결론냈다. NSC는 중국은 당시 대선에서 영향력 행사를 고려했지만 실행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또 고질적 경제난에 시달리는 베네수엘라는 선거에 개입할 유인이 있었을지라도 그럴 만한 역량이 없고 시도도 관측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 민주당 “대통령이 선거제 신뢰 훼손” 비판

대통령의 이런 행보를 두고 야당 민주당은 물론 집권 공화당 일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존 오소프 민주당 상원의원(조지아)은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패배할까 두려워 이미 반박된 음모론을 다시 꺼내 들고 기이한 새로운 거짓말을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로이터통신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을 ‘불법’으로 규정함으로써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할 경우 이의를 제기할 토대를 마련하려 한다고 진단했다.

CNN은 공화당의 일부 의원과 백악관 참모진 또한 대통령에게 ‘중간선거를 앞두고 주거비 등 생활비 의제에 더 집중하라’고 조언했지만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고 선거 부정 의제에 매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로런스 노든 뉴욕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명확한 근거 없이 부정선거 주장만 되풀이하면 “국민에게 상당한 혼란을 안겨줄 수 있다”고 WP에 말했다.

#트럼프#2020년 대선#선거 조작#미국 중간선거#중국 개입 의혹#공화당 내 우려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