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伊 첫 공공행정 협력 포럼… 마약 등 수사 공조도 논의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10일 13시 56분


코멘트

제1회 韓-伊 공공행정협력포럼
伊, “유럽 외 국가와 첫 정례교류”
마약 등 공공안전분야 협력도 논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왼쪽)이 7일 오전(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공공행정부 청사에서 한국과 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기념한 ‘한-이탈리아 공공행정 협력포럼’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이탈리아는 팬데믹 이후 ‘스마트워크’가 가능해지면서 오히려 공직에 지원하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공공행정부 청사에서 세실리아 마케리 공공서비스인재채용국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날 공공행정부 청사에서는 한국-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맞아 ‘韓-伊 공공행정 협력 포럼’이 열렸다. 마케리 국장은 “이탈리아는 월급 등 처우보다는 일과 생활의 균형을 중시하는 분위기”라며 “(팬데믹 이후) 공직 지원자가 굳이 살고 있는 곳에서 이동하지 않고 자신의 생활을 유지하며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으며 공직에 관심을 갖는 사람도 늘었다”고 말했다.

한국과 이탈리아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공공행정 분야에서 손을 맞잡기로 했다. 양 국가는 이번 포럼을 시작으로 ‘디지털 정부’에 관한 협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 韓-伊 ‘공공 AI’ 도입 등 논의
이번 공공행정 협력 포럼은 지난해 이탈리아 측에서 요청하며 추진됐다. 양국 간 공공행정 포럼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올로 장그릴로 공공행정부 장관은 “유럽이 아닌 국가와 정례 교류 기회를 만든 것은 한국이 처음”이라며 “디지털 AI 행정의 선진국인 한국을 배운다는 입장에서 벤치마킹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AI 기반 정부 혁신 △공무원 인사행정 혁신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정부 조달시스템 등 양 국가의 공공행정 관련한 논의가 오갔다.

우선 이탈리아는 인구 감소 상황에서의 인재 채용에 관해 발표했다. 이탈리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공직을 희망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재택근무와 같은 ‘스마트워크’가 가능해지며,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의 인기가 늘어난 것. 마케리 국장은 “코로나19 기간에 스마트워크를 통한 서비스를 늘리는 등 국가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인 점이 지원자들에게 매력으로 다가갔을 것”이라며 “정부에서 대학에 직접 찾아가고 통합 채용 홈페이지(inPA)를 운영하며 적극적으로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행정 분야에서의 AI 도입에 대한 발표도 이어졌다. 행안부는 민간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정부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AI 행정 지원 서비스’ 시범 개발 사례를 소개했다. 조아라 행안부 정보공개과장은 “정부 내 수많은 보안 문서를 민간 AI 모델에 학습시킬 수 없는 데다 정부에서 사용하는 각종 법·행정 용어들을 특화해 학습한 전문 AI모델이 필요하다 판단했다”며 “이에 정부 1500여 개의 모든 서비스가 활용할 수 있는 AI 플랫폼을 민간 기업과 협업 개발해 올해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갈 계획”고 설명했다.

● 마약·테러 수사 정보 공유하기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왼쪽에서 세 번째)이 7일 오전(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내무부 청사에서 마테오 피안테도시 이탈리아 내무부 장관과과학수사와 마약수사 등 공공안전 분야 협력 활성화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두 국가는 이번 공공행정 포럼을 시작으로 AI 기반 행정 혁신과 관련한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이번 포럼은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이 경험을 나누고 새로운 협력 분야를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오늘을 시작으로 양측간의 협력이 더 심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공공행정협력단은 마테오 피안테도시 이탈리아 내무부 장관과 만나 과학수사, 마약 수사 등 공공안전 분야 협력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최근 국내에 급증한 해외 마약 유입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 이탈리아 간 마약 수사 정보 공유 등 협력 논의도 오갔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탈리아는 유럽의 관문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여러 나라와의 공조 수사 등 마약 범죄 수사가 발달한 곳”이라며 “이 밖에도 대테러, 조직범죄, 디지털범죄 등에서의 교류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로마=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