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안지구서도 팔 주민 최소 115명 숨져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33명은 미성년… 2000명 이상 부상
“무장한 유대 정착민이 학살 위협”

“민간인 보호에는 (국적의) 구별이 없다. 민간인은 민간인이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가 지난달 30일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민간인 학살을 규탄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침공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권리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그 보복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가 있어선 안 된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미국은 그간 ‘민간인 보호’를 강조하면서도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을 암묵적으로 지지했다. 이에 미 주요 인사가 국제 무대에서 이스라엘을 공개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다. 지상전 개시로 인도주의적 위기 우려가 커지자 이스라엘에 대책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특히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못지않게 최근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가 다스리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주민의 충돌이 급증했다는 점을 거론했다. 그는 “서안지구의 폭력 증가를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양측 모두 협력해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달 7일 전쟁 발발 후 3주간 서안지구에서는 팔레스타인 주민 최소 115명이 숨지고 2000명 이상이 다쳤다. 사망자 중 33명은 미성년자였다. 또 최소 1000명의 주민이 집에서 쫓겨났다. 서안지구 내 공동체에서 살다가 가족과 이웃 마을로 도망친 한 주민은 워싱턴포스트(WP)에 “전쟁 발발 후 거의 매일 무장한 유대인 정착민들이 찾아왔다. 다른 곳으로 떠나지 않으면 학살하겠다고 위협했다”고 토로했다.

이날 안보리에서는 인도주의적 위기 고조에 따른 교전 중단 결의안 채택을 논의했지만 ‘유엔 차원의 하마스 규탄’을 요구하는 미국과 ‘이스라엘 편만 든다’는 러시아의 의견 차이만 확인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서안지구#팔레스타인#이스라엘#가자지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