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진솔한 대화”…왕이 “대화로 오해·오판 줄여야”

  • 뉴시스
  • 입력 2023년 10월 27일 10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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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외교수장 워싱턴 회담…시진핑 방미 논의 주목
지난해 11월 발리서 미중 정상회담…APEC 계기 추가 회담 전망

중동에서의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등으로 국제 정세가 어지러운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외교 수장이 머리를 맞댔다.

국무부는 26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이날 청사에서 회담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블링컨 장관이 중국을 방문한 후 4개월 만에 왕 부장이 답방한 계기다.

이들은 회담 전 취재진과 만나 진솔한 대화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을 방문한 왕 부장을 환영한다”라며 “향후 이틀에 걸쳐 진솔한 대화를 하기를 매우 고대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왕 부장은 “(사전 발언이) 매우 짧다”라고 농담을 건넨 뒤 “나는 블링컨 장관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했다. 중국과 미국은 두 개의 주요 국가고, 우리에게는 이견과 차이가 있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그러면서도 “동시에 우리는 중요한 공동의 이해관계를 공유하며, 함께 대응해야 할 도전에 직면했다”라고 양국의 협력을 강조했다. 이런 취지로 “중국과 미국은 대화를 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왕 부장은 “대화는 재개에 그치지 않고 심도 있고 포괄적이어야 한다”라며 “대화를 통해 우리는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오해와 오판을 줄이며, 공동 분모를 늘리고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양측 모두가 이익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양국 관계를 안정화하고 건전하고 안정적이며 지속 가능한 발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는 게 왕 부장이 이날 강조한 바다.

그는 아울러 “중미 관계는 종종 삐걱거릴 수 있다”라며 “그런 일이 벌어지면 중국은 차분하게 대응한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누구의 힘이 세거나 목소리가 큰지에 의해 결정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양국 관계를 다룬 3대 공동 성명과 국제법, 국제 관계에 일치하는지 여부를 통해 매번 이견이 있을 경우 시비를 가릴 수 있다는 게 왕 부장의 설명이다. 그는 이런 관점하에 이날 대화가 생산적이리라고 내다봤다.

이날 외교장관 회담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알아크사 홍수’ 기습으로 이스라엘이 연일 보복 공격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중국은 이 사건과 관련해 중동 특사를 파견한 상황이다.

중동 문제 외에는 여전히 지속 중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논의가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 무대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다른 관점을 보이고 있다.

북한 문제에 관한 논의도 의제로 올랐을 가능성이 크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 문제가 (양 장관 간 회담의) 의제가 되리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양국 관계의 맥락에서는 미국의 첨단기술 수출 통제 등 경제 안보 문제를 비롯해 공급망 ‘디커플링’ 문제 등의 논의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양국 관계 경색의 원인이 된 대만 문제도 논의했으리라 보인다.

한편 이번 회담은 오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뤄졌다. 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중 및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회담에서도 11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미중 정상회담 조율이 이뤄졌으리라는 게 중론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시 주석과 미중 정상회담을 했다.

왕 장관은 이날 블링컨 장관과의 회담 이후 업무 만찬으로 대화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방미 기간은 오는 28일까지로 알려졌는데, 이 기간 바이든 대통령과도 만날지 이목이 쏠린다.

블링컨 장관의 경우 지난 6월 방중 당시 시 주석과 35분간 회동한 바 있다.

[서울·워싱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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