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젤렌스키 “정치적 연극” 발언에 우크라 대사 초치…갈등 격화

  • 뉴스1
  • 입력 2023년 9월 21일 01시 23분


코멘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국산 농산물을 수입하지 않기로 한 폴란드 등을 향해 “정치적 연극”이라 칭한 것과 관련해 폴란드가 바르샤바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를 초치했다.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가 폴란드·헝가리·슬로바키아 3개국이 자국산 농산물 금수 조치를 해제하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갈등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의 최대 지원국이자 동맹국을 자처한 만큼 이번 갈등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할지 관심이 모인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FP통신에 따르면 폴란드 외교부는 이날 바실 즈바리치 주바르샤바 우크라이나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일부 유럽연합(EU) 국가들이 러시아를 간접적으로 지원하면서 연대를 가장했다고 주장한 발언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다자 회의에서 폴란드를 압박하거나 국제 재판소에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양국 간 분쟁을 해결하는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고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19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폴란드 등의 곡물 수출 금지를 두고 “유럽에서 우리의 친구 중 일부는 정치적 연극으로 결속해 러시아가 무대를 펼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러시아의 침공 이후 흑해 수출 항로가 막히자 인접 동유럽·중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육로와 수로를 통한 곡물 수출량을 늘렸다.

하지만 값싼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이 유입되면서 자국 내 곡물 가격에 타격을 입자 농민들이 수입 반대 시위를 나서는 등 불만을 표출했다.

EU는 이를 감안해 지난 5월,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5개국에 한해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의 직접 수입을 금지하고 경유만 가능하게 햇다.

해당 조치는 지난 15일 만료됐으나 폴란드·헝가리·슬로바키아는 자국 농민 보호를 명분으로 금수 조치를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강력히 반발하며 이들 국가를 WTO에 제소했다.

폴란드 역시 불편해하는 기색이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폴란드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를 “물에 가라앉는 사람”으로 비유했다.

두다 총리는 “물에 가라앉는 사람은 구해주는 사람도 깊은 곳으로 끌어당길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며 “구조자 역시 익사시킬 수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폴란드 측에 “감정을 제쳐두고 곡물 문제 해결을 위한 건설적인 방법을 제안했다”며 상황 수습에 나섰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