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플로리다 강타한 태풍 ‘이달리아’ 위력…“지구 온난화가 키웠다”

  • 뉴시스
  • 입력 2023년 8월 31일 11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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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과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온도 상승이 태풍 위력 키워
지구·달 가장 가까워지는 슈퍼문에 의한 조수간만의 차도 한몫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미국 플로리다주를 강타하며 주민들은 폭풍해일을 피해 대피하고 있다.

미국 AP와 영국 BBC 등 외신은 30일(현지시간)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일으키는 폭풍해일의 위력이 강해지는 과정과 예상되는 피해에 대해 전했다.

폭풍해일은 태풍이나 강풍에 의한 해수의 퇴적작용에 의해 해수면이 평상시의 조석보다 상승하는 것을 말한다. 이로 인해 큰 파도가 발생해 많은 양의 바닷물이 내륙으로 밀려오게 된다.

이는 해변 인근 지역을 침수시키고 건물을 무너뜨릴 정도로 강한 파도와 함께 광범위한 홍수로 이어질 수 있다.

플로리다 A&M 환경대학교의 스티븐 모리 교수는 “물은 질량이 크기 때문에 구조물에 큰 힘을 가하게 된다”며 “이를 견디도록 설계되지 않은 구조물은 무너지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이달리아가 상륙한 플로리다주 빅벤드에 있는 스테인해치 강의 수위는 30일 아침 한 시간 만에 30㎝에서 2.4m로 급상승했다. 인근에는 약 500명이 거주하는 스테인해치 마을과 약 700명이 거주하는 시더 케이시가 있다.

모리 교수는 “이 마을의 어떤 건물도 홍수에 대비되지 않았다”며 “해당 지역에는 파도를 견딜 수 있을 만큼 안전한 구조물이 없어 주민들은 대피 명령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상륙한 시기는 지구에 달이 가장 가까워지는 슈퍼문이 뜨는 날과 일치한다.

달과 태양의 중력으로 발생한 기조력의 영향으로 만조와 간조의 차이가 생기는 현상을 조수 간만의 차라고 부른다.

모리 교수는 “폭풍이 닥칠 것으로 예상되는 플로리다는 멕시코만 전체에서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큰 곳”이라며 “만조와 간조의 차이가 1m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수치는 그다지 커 보이지 않지만 3m가 넘는 폭풍해일이 동반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따뜻한 바닷물도 이달리아의 위력을 한층 거세게 만드는 것에 일조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의 케리 엠마누엘 교수는 “따뜻한 바닷물을 타고 온 이달리아는 위력이 강해지는 속도의 신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엠마누엘 교수가 이 말을 할 당시 이달리아는 시속 128㎞의 풍속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달리아는 불과 몇 시간 만에 시속 205㎞의 강풍을 동반한 3등급 허리케인으로 발달했다.

따뜻한 바닷물에서 에너지를 얻는 허리케인 특성상 이달리아는 마치 무한리필 뷔페에 있는 것과 같다고 AP는 전했다.

과학자들은 올 여름 북미지역을 덮친 극심한 폭염과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이 허리케인의 급격한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알바니 대학교의 크리스틴 코보시에로 대기과학 교수는 “이달리아의 강한 위력은 우리가 알고 있는 지구 온난화의 덕을 톡톡히 봤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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