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지난해 크름대교 폭발 배후 첫 공식 인정

  • 뉴시스
  • 입력 2023년 7월 27일 17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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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체면 구겼던 지난해 10월 폭발 사건
우크라 보안국 "우리가 공격 배후" 확인

·우크라이나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자존심’에 생채기를 냈던 지난해 10월 크름대교(케르치대교) 폭발 책임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고 AP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실 말류크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국장은 이날 국영TV에서 “SBU가 공격 배후”라고 확인했다.

그는 “많은 다른 작전, 특수작전들이 있었다. 우리는 승리 후 이 중 일부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중 하나는 지난해 10월8일 크름대교 파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도 지난 8일 전쟁 500일 간 우크라이나군의 12개 업적을 나열하면서 “273일 전 우리는 러시아 군사 보급을 방해하기 위해 크름대교에 대한 첫 번째 공격을 단행했다”고 말한 바 있다. 크름대교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날짜를 적시함으로써 크름대교 공격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크름대교는 러시아가 점령 중인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다리다. 유럽에서 가장 길다. 37억 달러를 들여 19㎞짜리 다리를 건설했다. ‘푸틴의 자존심’으로도 불린다. 푸틴 대통령은 2018년 5월 개통식 당시 손수 트럭을 몰고 다리를 건넜고 “러시아의 꿈이 드디어 이뤄졌다”고 말했다. 지금은 러시아군의 핵심 보급로 역할을 하고 있다. 러시아에게 전략적으로나, 상징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크름대교는 지난해 10월8일 아침, 큰 폭발로 일부 구간이 붕괴된 바 있다. 폭탄을 실은 트럭이 다리 위에서 폭발했고, 철교 위 연료탱크를 실은 화차에 불이 옮겨 붙어 피해가 컸다. 3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6일 복구 공사 진행 중에도 직접 벤츠 승용차를 끌고 크름대교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통행이 완전 재개된 것은 올해 2월이다.

이어 지난 17일 크름대교에 두 번째 대규모 공격이 발생했다. 폭발로 부부 2명이 숨지고 미성년 딸 1명이 부상했다. 교각 피해는 없었지만, 차량이 다니는 도로 부분 경간(교각 사이) 일부 구간이 주저 앉았다. 러시아는 9월15일 한방향, 11월1일 양방향 통행을 완전히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철도 부분 철교의 경우 큰 피해가 없어 당일 재개됐다.

말류크 국장은 이날 TV에서 이 공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언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SBU와 해군의 작전이었으며 수중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2일 “크름대교는 합법적인 군사 목표물”이라면서 “무력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크름대교는 단순한 물류 도로가 아닌, (러시아군의) 탄약을 공급하는데 사용되는 경로이고, 그것은 크름반도를 군사화한다”면서 공격을 계속할 것임을 예고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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