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신뢰 상실? 친강 7개월만에 경질…후임 왕이 “임시 대행” 관측

  • 뉴스1
  • 입력 2023년 7월 26일 11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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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외교부장 관련 활동 페이지에 ‘정보 업데이트 중’이라는 문구가 나와 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외교부장 관련 활동 페이지에 ‘정보 업데이트 중’이라는 문구가 나와 있다.
시진핑의 총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임명 7개월만에 초고속 해임됐다. 중국은 ‘전랑외교’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친강 부장 해임 이유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대한 의혹만 증폭시켰다. 신임 외교부장으로는 2013년부터 무려 10년간 중국 외교부장을 지낸 ‘외교 1인자’ 왕이 중국 공산당 정치위원 겸 외사판공실 주임을 임명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지도부가 이례적으로 전임자를 재임명한 이번 인사에 대해 ‘외교 배테랑’을 기용함으로써 친강 부장의 낙마로 인한 외교 공백을 최소화하고 후임 인선을 위한 시간을 벌어줬다고 진단한다. 또한 미중 관계, 대만 문제, 우크라이나 사태 등 글로벌 이슈가 산적한 상황에서 시진핑 주석의 ‘복심’이라 할 수 있는 왕이 위원을 내세워 국내 정치를 수습하고 ‘1인 체제’를 공고하게 하겠다는 해석도 있다.

26일 워싱턴포스트, CNN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전일 전일 개최한 회의에서 왕이 중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을 신임 외교부장으로 임명했다.

중국은 전임자인 친 부장의 구체적인 해임 사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인터넷판은 친강 부장의 외무상 해임 소식을 메인 화면에서 보도했지만 사유는 전하지 않았다.

지난 2021년 7월부터 17개월간 주미대사를 지냈던 친 부장은 지난해 12월30일 외교부장으로 임명됐다. 외교부 대변인을 역임하며 두각을 나타내온 친 부장은 시 주석의 많은 순방을 수행하며 외교부 사상 최연소 부부장에 올랐고 외교부장 임명 3개월만에 국무위원을 겸직하는 등의 ‘탄탄대로’를 걸었다.

그러나 그는 지난달 25일 마지막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로 자취를 감췄다. 이를 두고 중국 안팎에선 그의 불륜설, 혼외자설, 권력투쟁설 등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통상 중국의 반부패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최종 징계 수위를 공개하기가지 장시간 은밀하게 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주디 블란쳇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국 연구위원장은 “친강의 갑작스럽고 불투명한 해임은 변동성이 커진 중국 지도부의 상황을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외교가에선 왕이가 당분간 외교부장을 맡으면서 어수선한 상황을 정리하면서 지도부가 차기 외교부장 인선을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약 10년간 외교부장을 지낸 왕이 부장 중국 내 단 24명뿐인 중앙정치국 위원과 외사판공실 주임으로 영전해 막중한 업무를 맡고 있는 점도 그가 외교부장직을 장기간 수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뒷받침한다.

위제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 선임 연구원은 “친강 해임에 대한 중국의 발표는 더 많은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며 “왕이 위원은 중국 지도부가 ‘절대적 충성’이라는 요구사항을 충족할만한 후임자를 찾는 동안 ‘임시의(caretaker)’ 인사로 봐야한다”고 진단했다.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를 역임한 대니얼 러셀 아시아정책사회연구소(ASPI) 부국장은 “친강의 해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였다”며 “왕 위원의 장관 복귀는 적어도 최고위 지도부가 신뢰할 만한 차기 외교부장 후보를 고려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안 총 싱가포르국립대(NUS) 정치학과 교수도 “현 시점에서 중국 지도부가 친강 후임자를 크게 신뢰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연속성이 있는 인물을 외교부장으로 발탁하기를 희망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친강 부장의 전격적인 해임은 시진핑 주석의 ‘1인 지도 체제’를 공고하게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민신페이 미국 클레어몬트 멕케나대 교수는 “친강 부장의 해임 이유가 무엇이든간에 시진핑 주석의 신뢰를 잃으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알프레드 우 싱가포르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누가 외교장관이 되더라도 중국은 향후 ‘국가 정상’ 외교를 고수할 것이며 올해 말 미국에서 열리는 APEC회의가 최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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