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빙하, 기후변화 못막으면 80% 소멸”

  • 뉴시스
  • 입력 2023년 6월 20일 10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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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소재 '국제 산악 종합개발 센터' 경고
"홍수· 산사태 반복..12개 강의 20억 명 식수난"

앞으로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배출을 막지 못해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힌두 쿠시 히말라야 산맥 일대의 빙하들이 지금의 양의 80%가 소멸하는 대 재앙이 닥쳐올 것이라는 새로운 연구보고서가 20일(현지시간) 발표되었다.

이 보고서는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 자리잡고 있는 국제 산악 종합개발 센터(International Centre for Integrated Mountain Development)가 발표한 것으로 앞으로 몇 년 동안의 빙하의 변화를 예측했다.

우선 히말라야 산맥 일대에 수년간 급작스러운 돌발 홍수와 산사태가 계속해서 반복되면서 생수의 부족으로 이 산맥을 수원지로 하는 12개 강의 하류에 사는 20억 인구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 곳의 강들은 힌두 쿠시 히말라야 산맥의 눈과 얼음이 녹은 물을 식수원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아시아의 16개국을 흐르면서 산악지대의 주민 2억4000여만 명과 하류의 16억 5000만명에게 식수를 공급하고 있다.

이번 논문의 공동 저자인 이주민 전문가 아미나 마하르잔 박사는 “이 곳 산악지대에 사는 사람들은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에 거의 역할을 한 게 없는데도 가장 큰 기후변화 희생자가 될 처지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대응 노력은 전반적으로 불충분 하다. 더 큰 노력과 지원이 없으면 이 지역 사람들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재난을 겪게 될 것이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밝혔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가장 큰 위험에 처한 것은 지구상의 빙권(얼음이나 눈으로 덮인 지역)일 것이라는 연구 결과는 이미 여러 곳에서 나온 적이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에베레스트 산의 빙하에 관한 한 연구 논문에는 이 산의 2000년 누적된 빙하가 지난 단 30년 동안에 사라졌다는 사실이 적시되었다.

“히말라야 산맥의 생태계와 물을 연관 시켜서 빙하와 식수의 미래 상황을 연구한 것은 우리가 처음일 것”이라고 마하르잔은 말했다.

논문에 따르면 히말라야의 빙하는 2010년부터 그 이전의 10년에 비해서 65%나 빨리 사라졌다. 더욱이 산을 덮고 있는 만년설의 양도 지구온난화로 녹아 없어지면서 산 아래와 강 하류에 사는 사람들이 마실 물의 양도 급속히 줄어들었다.

또 산맥 전체에 걸쳐 있는 200 군데의 빙하 호수도 매우 위험에 처해 있어서 금세기 말까지 여러 차례 눈녹은 호수 물의 홍수가 발생할 것으로 논문은 진단했다.

가장 큰 피해자는 이 산맥 지역에 사는 주민들로 세계의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히말라야 지역의 빙하와 눈의 녹는 속도가 너무도 빨라서 “역사상 전례도 없고 도저히 복구할 수가 없는” 피해가 날 것이라고 논문은 경고했다.

기후변화의 재앙은 벌써 히말라야 인근 지역에서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앞서 인도의 히말라야 산촌 조시마스 마을이 갑자기 땅밑이 꺼져내리기 시작해 주민들이 며칠 만에 모두 피난하는 사건도 있었다.

이번 논문에 참가하지 않은 빙하지대 기후 연구가 팜 피어슨은 “ 이런 지역의 산악 얼음이나 빙하가 한 번 녹기 시작하면 다시 얼음의 상태로 돌려놓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건 마치 대양을 항해하는 거대한 선박의 경우와 같다. 일단 빙하가 녹아내리기 시작하면 멈추기 어렵다. 따라서 히말라야에 있는 큰 빙하일수록, 일단 얼음이 녹아서 사라지기 시작하면 다시 이것이 얼어붙으면서 안정되기까지는 정말 오랜 천문학적 세월이 걸린다”고 피어슨은 설명했다.

따라서 2015년 파리 기후협약에서 정한 연간 지구 기온상승 1.5도를 지키자는 약속은 지구상의 눈과 얼음, 영구동토층( permafrost)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경고이며 그만큼 치명적으로 중요한 일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피어슨은 “ 내가 보기엔 세계 각국의 정책 결정자들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지구 빙권의 붕괴는 이미 시작되었고, 복구되기 어려울만큼 빨리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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