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中의 빠른 핵무장…미·러·중 ‘핵 3극 시대’ 도래”

  • 뉴시스
  • 입력 2023년 4월 20일 11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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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빠르게 핵무기 능력을 확대함에 따라 미러 양극 핵대결 시대가 가고 미중러 3극 핵대결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다음은 기사 요약.

대만에서 200여 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중국 해안에 원자력 고속증식로가 건설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이 원자로를 중국의 핵무장에 필요한 플루토늄 생산용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국의 핵무장이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중국의 고속증식로 핵연료는 러시아가 공급한다. 러시아 로사톰사는 최근 몇 달 새 이미 25t의 고농축 우라늄을 공급했다. 미 국방부는 양국의 핵 협력으로 양국의 핵무기 보유량이 미국을 크게 능가하게 될 것으로 평가한다.

◆미·러·중 핵 3극 시대…미국 ‘억지’ 중심 핵전략 재검토

이에 따라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이 모든 핵무기 폐기를 강력히 추구하던 10여 년 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핵전략 재검토가 시작됐다. 핵전쟁을 막아온 과거의 억지 전략으로는 3극화된 핵 경쟁 체제에 대처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러시아가 새로운 핵무기를 선보이고 우크라이나에서 전술핵무기 사용을 위협하는 와중에 진행되고 있는 중국의 핵무기 확대는 냉전 시대보다 훨씬 복잡한 상황을 야기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이 평가한다.

시진핑 중국 주석이 지난달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을 때 로사톰과 중국원자력국이 여러해 동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는 사실은 당시 크게 주목되지 않았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가을 정책 문서에서 “2030년 즈음 미국은 사상 처음으로 2개의 적대적인 전략 경쟁자를 상대해야 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는 안정에 새로운 부담이 될 것이며 억지, 보장, 무기통제, 위기 감축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당국자들은 또 최근 몇 주 새 중국의 핵무장 확대를 막을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지난달 말 의회에서 “중국이 10년에서 20년 동안 추진해온 핵개발을 차단, 지연, 교란, 개입, 억지, 파괴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이 먼저 핵무기를 줄여 다른 나라들이 동참하도록 유도하는 상황과 정반대의 상황이 진행되는 것이다.

◆“중국 핵탄두 410개→2035년 1500개로 늘어날 것”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을 대신할 새로운 협정 가능성이 거의 사라진 상태다. 특히 중국이 협정에 가담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지만 중국은 참여 의사가 전혀 없다.

시진핑 주석은 오히려 핵무기 확장을 공언해왔다. 미 과학자연맹(FAS)에 따르면 중국이 현재 보유한 핵탄두가 410개이며 미 국방부는 최근 2030년까지 중국의 핵탄두가 1000개로, 2035년까지 1500개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미 국무부는 “냉전 시대보다 훨씬 더 위험한 핵질서가 다가온다”며 전문가들로 하여금 6개월 안에 대응책을 제안하도록 주문했다.

◆1964년 첫 핵실험 중국…“시진핑의 미중 대결의지 더욱 강해졌다”


냉전시대 양극체제이던 핵경쟁에 중국이 가담하면서 상황이 매우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오래도록 서로를 불신한 역사가 있다. 또 미 국방부가 국방 예산을 늘리기 위해 위협을 과장하는 측면도 있다.

오바마 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NSC) 핵담당관이던 존 울프스탈은 “(중러가) 핵 능력을 2~3배로 늘려도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의 핵능력 강화가 국방부 평가보다 빠를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의회에서 중국 핵무장 확대에 따른 핵정책 전면 쇄신이 논의되고 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신전략무기감축협정의 효력이 만료되는 즉시 러시아와 중국이 보유한 핵무기만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은 1964년 첫 핵실험을 했다. 그러나 마오 쩌둥은 “최소 억지” 전략을 강조하면서 냉전시대 핵경쟁이 돈낭비라고 강조했고 시진핑이 등장하기 전까지 중국의 핵보유량은 수백 개로 유지됐다.

시주석은 중국이 미국과 러시아만큼 핵무기를 늘릴 때까지 멈출 생각이 없는 듯하다. 그는 지난해 10월 전국인민대표회의 연설에서 “강력한 전략 억지시스템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중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강력한 핵억지력을 가지려는 시주석의 생각이 굳건해졌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 연구원 통 자오는 “시진핑이 장기적 미중 경쟁, 나아가 대결 의지가 더 커졌다. 중국의 핵무장이 미국의 힘의 균형 평가에 중요 변수가 될 것이며 중국이 대등한 강국이 될 것이라는 현실을 반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해군, 차세대 저소음 미사일 잠수함 개발중

중국이 사막 지대에 건설하고 있는 핵미사일 사일로는 다단두 핵미사일 350기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기존에 중국은 탄두를 미사일과 분리 보관했으며 이에 따라 중국이 핵전쟁을 하려 할 경우 미국이 사전에 파악해 외교적으로 대처할 시간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사일로에 장착되는 핵미사일들은 고체 연료 미사일이어서 발사 준비를 포착할 시간 여유가 작다.

중국은 또 지상, 해상, 공중에서 핵무기를 발사하는 능력을 빠르게 진전시키고 있다. 중국 해군은 미군이 추적하기 힘든 차세대 저소음 미사일 잠수함을 만들고 있다.

미 정부는 시주석이 푸틴의 핵위협을 본받아 대만 공격에 활용할 것을 우려한다.

미러는 최대 7만개에 달했던 핵탄두를 줄이기 위해 두 차례 협정을 맺었다. 현재 양국은 장거리 미사일을 1550기로 제한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 출범 직후 신전략무기감축협정의 시한이 5년 연장되기도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신전략무기협정이 위태로워지고 있다. 푸틴이 최근 1550기 제한은 준수한다면서도 핵무기 보유 자료 교환과 검증 등 다른 의무는 모두 폐지했다.

◆푸틴, 5가지 새 핵무기 개발…장거리 핵어뢰 ‘위협적’

푸틴은 핵개발에 열을 올려왔다. 5년 전 다섯 가지 신 핵무기로 플로리다를 공격하는 만화영화를 선보이면서 서방과 핵전쟁 승리를 장담했다. 당시 서방 전문가들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푸틴이 공갈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당시 제시한 다섯 가지 신무기중 2가지의 개발이 진전됐다. “무적”이라던 핵순항미사일은 시험발사 실패와 타당성 부족 등으로 개발이 지연됐다. 전문가들은 신무기 자랑이 주목을 끌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그보다는 러시아의 핵무기들이 냉전 시대보다 훨씬 더 생존성이 커졌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FAS 핵정보 프로젝트 책임자 한스 크리스텐센은 “거대한 신무기가 모든 것을 바꿀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는 푸틴이 장담한 5대 신무기 중 장거리 핵어뢰가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바이든 정부도 냉전 이후 처음으로 핵탄두 제조 계획을 발표했다. 안전상 이유로 잠수함 발사 미사일의 기존 핵탄두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보유한 모든 핵무기와 시설을 현대화하는데 30년 동안 2조 달러가 필요할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핵탄두 현대화를 자국의 핵무장 강화 요인으로 활용한다. 이 같은 연쇄반응은 오판 가능성을 높여 핵전쟁 위험을 키운다.

미국이 새로 개발한 핵탄두 W93은 수소폭탄으로 히로시마 원폭보다 수천 배 강력하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고속증식로를 건설해 대량으로 플루토늄을 생산하려는 이유도 수소폭탄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본다.

미국은 냉전시대부터 이미 40t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어 추가 생산 필요성이 없지만 플루토늄을 신형 수소폭탄 기폭장치로 만드는 공장 2곳을 짓고 있다. 총비용이 24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많은 전문가들이 미국이 이미 폐기된 수소폭탄에서 추출한 2만개 이상의 수소폭탄 기폭장치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새 공장 건설을 비판한다. 그러나 미 정부는 기폭장치 재사용이 위험하다며 공장 건설을 밀어붙이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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