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분열 심화…우크라戰 입장차로 공동성명없이 종료

  • 뉴스1
  • 입력 2023년 3월 3일 10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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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무장관 회담이 종료된 가운데, 공동성명 채택이 불발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으며 예상대로 중국과 러시아가 공동성명 채택을 반대하면서 합의가 도출되지 않았다.

주 외신에 따르면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G20 외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공동성명 채택 없이 폐막했다.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은 각국이 이견을 좁히고자 최대한 노력했지만, 공동성명 채택은 끝내 불발됐다고 알렸는데, 외신들은 이번 G20 외무장관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정세를 둘러싼 각국의 대립이 한층 뚜렷해진 점이 돋보였다고 지적했다.

실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발표된 G20 공동성명을 재확인하는 이번 공동성명을 러시아와 중국이 거부했다고 확인했다고 전했으며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한 유일한 두 나라”로 중국과 러시아를 지목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 정세를 주요 의제로 세계적인 에너지와 식량 가격 급등 등의 의제가 논의됐는데, 당초 외무장관들이 채택하려던 공동성명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글로벌 경제의 취약성을 악화시키고 인도주의적 고통을 야기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신임 외교부장인 친강은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한 G20 외무 회담에서 러·우간 ‘대화’와 ‘휴전’을 호소했다. 그는 지난달 중국 당국이 공개한 평화안을 언급, 평화협상을 촉구하는 한편 우크라이나에 계속해서 군사지원을 늘리고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는 서방을 비판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우크라이나 개전 1주년을 맞이한 지난달 24일 △모든 국가의 주권을 존중하라 △평화 회담을 시작하라 △핵무기를 사용해선 안 된다 △곡물 수출을 보장하라 △일방적인 제재를 중단하라 △전후 재건을 촉진하라 등 12가지 주문사항을 열거했다.

이를 지켜본 라브로프 장관은 중국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 건설적인 역할을 치켜세웠다.

특히 이번 회의에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대면 참석했다는 점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러시아와 중국 측은 별도로 만나 서방의 내정간섭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재확인했는데,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친강 외무부장은 “타국의 내정 간섭 시도를 전면 반대한다”며 “공갈과 협박을 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전체 회의에서 역시 “불법 제재나 세계 무역 자유 침해를 당장 멈출 필요가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 부과된 서방의 제재를 비난했다.

또 지난해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출을 둘러싸고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이뤄진 곡물 수출 합의에 대해서는 수출된 곡물 대다수가 가난한 국가가 아닌, 유럽국가로 값싸게 수출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측은 이달 18일 종료 예정인 곡물 수출 합의 연장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는데, 이는 서방과 우크라이나를 견제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G20 회의 참석을 계기로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10분가량 짧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후 블링컨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라브로프 장관에게 “침략 전쟁을 끝내고,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를 위해 의미 있는 외교에 참여하라고 전했다”고 촉구했다.

다만 러시아 외무부 측은 러시아 관영매체에 “블링컨 장관의 요청으로 라브로프 장관이 G20 세션에서 이동하던 도중 대화를 나눴다”며 협상 등은 없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친강 외교부장과 별도로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 문기를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잠재적 군사 지원을 국제사회는 우려하고 있다”면서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여러 국가들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 역시 중국에 직접적으로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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