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방러 준비? 中왕이, 모스크바 방문…푸틴 만날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1일 16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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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가 더욱 밀착하고 있다. 중국의 실질적 외교사령탑이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21일(현지 시간) 오후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구체적 일정은 공개하지 않은 채 “왕 위원이 유럽 순방 마지막 일정으로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왕 위원이 21일 오후 모스크바에 도착한다”고 전했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을 인용해 “왕 위원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왕 위원의 방문에 대해 “의제가 매우 명확하기 때문에 깊이 있는 얘기를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왕 위원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것은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이라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2012년 말 집권 이후 지금까지 총 8차례 러시아를 방문했다. 가장 많이 방문한 나라다. 두 번째로 많이 방문한 나라는 미국과 카자흐스탄으로 총 4차례 방문했다. 시 주석이 중러 관계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는 증거다.

시 주석의 마지막 러시아 방문은 2019년 6월이다. 이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방문하지 못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코로나19와 서방의 올림픽 보이콧 분위기 속에서도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해 2월 베이징을 찾아 양국 간 친선을 과시하기도 했다.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은 이르면 다음달 중순쯤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다음달 4일 개막해 11일 폐막 예정이어서 시 주석의 방러는 양회 직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앞서 지난달 30일 타스 통신은 러시아 외교부를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올 봄 시 주석을 모스크바로 초청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가 시 주석의 방러 시점을 봄이라고 명시했고, 사전 준비 성격인 왕 위원의 이번 방문에서도 ‘의제가 분명하다’고 밝힌 점으로 볼 때 시 주석이 러시아 방문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 역할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커지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저널(WSJ)은 20일(현지 시간) “중국 지도부는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 강화로 전쟁에서 러시아의 패전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의 완전한 패배를 막기 위한 종전 추진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관련 24일 이른바 ‘시진핑 제안’으로 불리는 평화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일부에서는 왕 위원이 이번에 푸틴 대통령에게 평화안을 설명하고 동의를 구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21일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1주년에 즈음해 시 주석의 국제 안보 구상인 ‘글로벌안보이니셔티브(GSI)’ 개념을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GSI의 핵심 이념에 대해 “각국의 주권과 영토 완전성 존중, 주권 평등과 내정 불간섭 등이 국제관계의 근본”이라고 강조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한 포럼에서 “GSI는 세계 평화 유지에 대한 중국의 확고한 결심을 보여준다”며 “중국의 발전은 안전한 국제 환경과 불가분의 관계이며, 중국의 안전 없이는 세계의 안전도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러시아 갈수록 밀착>
시기
내용
의미
2019년 6월
시진핑 러시아 국빈 방문
시진핑 러시아 국빈 방문
2021년 6월
시진핑-푸틴 화상 정상회담
중러 우호협력조약 연장, 미국에 맞서 연대 과시
2022년 2월
푸틴 베이징 겨울 올림픽 개막식 참석, 시 주석과 정상회담
미국·서방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속 양국 초밀착
2022년 12월
시진핑-푸틴 화상 정상회담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의견 교환한 것으로 알려져
2022년 12월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푸틴 최측근) 베이징 방문, 시진핑 면담
시진핑의 러시아 방문 추진한 듯
2023년 1월
러시아 외무부 “시 주석 봄에 러시아 방문할 것”
러시아 외무부 공식 확인, 다만 일정 공개는 없어
2023년 2월
왕이 정치국원 러시아 방문
시진핑의 러시아 방문 논의할 듯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밀착 현황>
▽각각 최다 방문 국가
-시 주석은 2012년 말 집권 후 러시아 8회 방문
-푸틴 대통령은 2000년 집권 후 중국 14회 방문

▽시 주석의 집권 후 첫 해외 순방 국가도 러시아(2013년 3월)

▽마지막 상대국 방문 기록
-시 주석의 마지막 러시아 방문은 2019년 6월
-푸틴 대통령의 마지막 중국 방문은 2022년 2월

▽마지막 화상 회담은 2022년 12월

자료: 외신 종합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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