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자폭드론에 美기술 유출 확인…“외국 부품 52개 사용”

  • 뉴시스
  • 입력 2023년 1월 5일 14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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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서 사용된 이란제 무인기(드론)에서 미국과 서방 등의 부품이 대거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CNN은 4일(현지시간) 지난해 가을 우크라이나군이 격추한 러시아의 이란제 드론 1대에서 미국과 서방 기업 등이 제조한 부품이 무려 52개나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은 드론 잔해를 분석했고 이 정보를 미국 정부와 공유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지난달 미국과 서방의 기술이 어떻게 이란 드론에 사용됐는지 조사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분석 결과 이란 자폭드론 샤헤드-136에서 52개의 외국 부품이 발견됐다. 40개는 미국 기업 13곳이 제조한 것이고 나머지 12개는 캐나다, 스위스, 일본, 대만, 중국 기업이 만들었다.

미국산 부품 중엔 텍사스 인스트러먼츠의 마이크로컨트롤러, 전압조절기, 디지털 신호제어기 등 24개 부품이 활용됐다. 헤미스피어 GNSS의 GPS 모듈, NXP USA의 마이크로프로세서, 온세미(Onsemi)의 아날로그 장치와 회로기판 부품 등이 포함됐다.

또 현재 독일 인피니온이 소유한 국제 정유기와 스위스 유블록스가 제작한 부품도 발견됐다.

영국에 본사를 둔 분쟁무기연구소(CAR·Conflict Armament Research)의 별도의 조사에서도 이란 드론 부품의 82%가 미국 기업이 제조한 것이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란의 드론 생산을 중단시키기겠다고 공언했지만 쉽지 않은 과제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CNN은 지적했다.

실제 미국은 수년 동안 이란이 이 부품들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강력한 수출 규제와 제재를 가했지만 이를 우회하는 유통경로를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했다. 샤헤드-136을 생산하는 이란항공제조기업 헤사(HESA)가 2008년부터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상황을 반증한다.

에이드리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와 관련 CNN에 “제재와 수출 규제, 부품 생산 민간 기업들과의 소통을 통해 이란산 드론 생산을 겨냥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기술 접근을 제한하기 위해 수출 규제 측면에서 취할 수 있는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 전문가들은 제3자에 의한 유출과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제재 회피 시도를 차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직 미 국방부 당국자인 그레고리 앨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인공지능 거버넌스 프로젝트 책임자는 “이것은 두더지 잡기 게임이다. 미국 정부는 시의 적절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이것은 미국 국가 안보 체제의 핵심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들은 다이아몬드와 같이 작고 가볍고 가치가 높다”며 “거래를 100% 막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성공 여부는 이 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더 어렵게, 더 비싸게 만드는 것에 달렸다”고 말했다.

분쟁무기연구소는 “정부가 어떤 부품이 사용되고 어떻게 그 곳에 갔는지 계속 감시해야 제재가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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