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교통법규 위반 단속을 피해 도망치다 경찰의 총탄에 숨진 흑인 청년이 모두 60여 발을 맞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과잉 진압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2020년 5월 체포 과정에서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태에 이은 ‘제2의 플로이드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27일 0시 반경 오하이오주 애크런 시내에서 차를 몰던 흑인 제일랜드 워커(25)는 교통법규 위반 단속 중이던 경찰의 정지 명령을 듣지 않고 도주했다. 7분 넘게 도주하던 워커는 차를 멈춘 뒤 복면을 쓰고 조수석 문을 통해 뛰쳐나오다 경찰들이 쏜 총에 맞아 쓰러졌다.
이 같은 사실은 3일 애크런시 경찰이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보디캠(경찰 몸에 착용한 카메라) 영상 등으로 확인됐다. 그를 쫓던 경찰 13명 중 8명이 그에게 약 90발을 쐈고 그중 약 60발이 워커의 몸에 맞았다. 워커는 비무장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워커가 경찰의 무차별 총격에 숨진 소식이 알려지자 이날 애크런 시내에는 분노한 시민 수백 명이 거리로 나서 경찰을 규탄했다. 시위에 참가한 워커의 이모 라후아나 도킨스는 “워커가 왜 개처럼 총에 맞아 쓰러졌는지 알고 싶다”고 외쳤다. 전미흑인지위향상협회(NAACP) 협회장 데릭 존슨은 성명을 통해 “두말할 필요 없이 살인이다. 백인에게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 변호인 보비 디첼로 변호사는 이날 “유족은 더 이상의 폭력은 바라지 않는다. 이들은 평화와 제일랜드를 위한 정의를 원할 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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