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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극심한 가뭄에…숨겨져있던 3400년 전 고대 도시 떠올랐다

입력 2022-06-22 17:13업데이트 2022-06-2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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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구에서 가뭄으로 인해 물 위로 떠 오른 고대 도시 ‘자키쿠’ 유적지. 독일 튀빙겐 대학교 제공
극심한 가뭄으로 수위가 급격히 떨어진 이라크의 한 댐에서 약 3400년 된 고대 도시가 모습을 드러냈다. 거대 요새와 궁전으로 이뤄진 이 고대 도시에선 몇천 년간 모습을 감추고 있던 문자판과 벽화 등도 발견됐다.

20일(현지 시간) 미국 CNN은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구에 있는 모술댐이 가뭄으로 인해 수위가 낮아지자 고대 도시 유적지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댐의 바닥에 잠들어 있던 것은 3400년 된 고대 도시 ‘자키쿠(Zakhiku)’로 추정된다. 자키쿠는 기원전 1550년부터 기원전 1350년까지 지금의 메소포타미아 북부 지역과 시리아 대부분을 지배했던 미탄니 왕국의 중심지다.

미탄니 제국의 대형 창고로 추정되는 건물을 발굴하고 있는 공동연구팀. 독일 튀빙겐 대학교 제공
이 지역에서 올 1월부터 유적을 발굴하고 연구하고 있는 독일과 쿠르드족 공동 연구팀은 “자키쿠 도시가 티그리스강 바로 위에 있으므로 오늘날 시리아 북동부에 위치한 미탄니 왕국과 동부 변방을 연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키쿠 도시의 요새와 주요 건물들은 햇볕에 말린 진흙 벽돌로 지어졌다. 공동연구팀에 따르면 이 건물들은 “놀랍도록 잘 보존된 상태”라고 한다. 공동연구팀은 지금까지 이곳에서 쐐기문자가 새겨진 100여 개의 ‘쐐기판’과 5개의 도자기 그릇을 발견했다. 한 연구원은 “점토로 만들어진 그릇들이 수십 년 동안 물속에서 살아남은 것은 기적에 가깝다”고 말했다.

자키쿠 유적지에서 발견된 5개의 도자기 그릇. 독일 튀빙겐 대학교 제공
이밖에도 연구진은 거대한 요새와 다층 창고, 산업 단지 등 여러 대규모의 건물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특히 다층 창고가 발견된 점에 주목했다. 미탄니 왕국 전역에서 엄청난 양의 식량과 상품들이 왔기 때문에 창고를 지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자키쿠는 기원전 1350년경에 이 지역을 강타한 지진으로 인해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1980년대 이라크 정부가 이 지역에 모술댐을 건설한 뒤 완전히 침수됐다. 자키쿠 지역은 2018년에 수면 위로 잠시 떠 올랐는데 당시에도 공동연구팀은 이곳에서 ‘케뮌(Kemune)’으로 알려진 고대 궁전을 발견했다.

유적지에서 발견된 100여 개의 쐐기문자가 새겨진 ‘쐐기판’ 중 하나. 독일 튀빙겐 대학교 제공
이라크는 유엔(UN)이 선정한 기후 변화에 가장 취약한 상위 5개국 중 하나로 가뭄, 모래폭풍, 사막화, 강의 수위 감소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올해 이라크는 기록적인 폭염이 찾아와 수도 바그다드 북쪽의 기온은 이미 섭씨 50도를 넘어섰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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