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따’ 만든다던 바이든, 방문 가능성 시사

  • 뉴시스
  • 입력 2022년 6월 4일 05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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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고공 행진 국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직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할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방문 여지는 열어뒀다.

바이든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델라웨어 레호보트 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진행한 일자리 보고서 관련 연설 이후 질의응답에서 사우디 방문 가능성 질문에 “가게 될지 확실하지는 않다. 지금 시점에서는 직접적인 계획은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나는 중동에서 더 많은 평화와 안정을 이룰 방안에 관해 협력을 추구해 왔다”라며 “이스라엘, 그리고 사우디를 포함한 아랍 국가와 만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및 아랍 국가 순방을 겸해 사우디를 방문할 여지를 남겨 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실제로 사우디를 방문할 경우 지난 2018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 이후 비판적이던 기존 입장을 선회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카슈끄지 암살 사건과 관련, 사우디가 값을 치르게 하겠다며 ‘왕따(pariah)’로 만들겠다고 했었다.

이에 이날 질의에서도 ‘(사우디) 왕국이 여전히 왕따인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인권에 관한 나의 관점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국 대통령으로서 나의 일은 가능하다면 평화를 이룩하는 것”이라며 “그게 내가 하려는 일”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 2월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카슈끄지 암살 작전을 승인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에서 살만 왕세자를 만날지에도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관해서는 “너무 앞서 가는 것”이라며 “내가 하려는 일은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사이의 일부 무모한 전쟁이 계속될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질의에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와 비회원국 연합체인 오펙플러스(OPEC+)의 오는 7~8월 일 64만8000배럴 증산 관련 질문도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당 조치가 적절한지 질문에 “충분한지 판단하기에는 잘 모르지만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미국 노동부는 5월 한 달 39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실업률은 3.6% 수준이었다는 일자리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고용 시장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강력하다”, “실업률은 역사적 저점에 가깝다”라고 자평했다.

다만 여전히 미국 경제를 압박 중인 인플레이션을 거론, “(블라디미르) 푸틴의 전쟁이 식료품값을 올렸다”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밀과 옥수수 분야에서 세계의 주요 빵 바구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의 항구 봉쇄로 곡물 수출이 지장을 받고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나는 내 권한 내에서 미국 가정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모든 일을 다 하는 데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곡물 유통을 위해 유럽 국가들과 협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의회가 청정에너지 투자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이를 통해 에너지 독립성을 강화하고, “미래에 미국 가정이 더는 세계의 반 거리에 떨어져 원유를 통제하는 독재자의 변덕에 시달리지 않도록 할 것”이라는 것이다.

[워싱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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