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좋아하는 라가르드는 ‘마담 인플레이션’, 보통사람들 어려움 몰라 유럽 물가상승 방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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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빌트, 佛출신 라가르드 정책 비판
“경기부양에만 신경 써 인플레 간과”

올해 9월 분홍색 샤넬 원피스를 입고 공개석상에 등장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 사진 출처 트위터
올해 9월 분홍색 샤넬 원피스를 입고 공개석상에 등장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 사진 출처 트위터
약 16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독일 최대 일간지 빌트는 지난달 30일 프랑스 출신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65)가 저금리 정책을 고수해 물가 상승을 방치한다며 ‘마담 인플레이션(Madam Inflation)’이라고 비판했다. 2019년 11월부터 재임한 라가르드가 경기 부양에만 신경 쓰는 바람에 인플레 위험을 간과했고 유럽인이 보유한 돈의 실질가치 또한 떨어져 고통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빌트는 라가르드가 월 4만 유로(약 5400만 원)를 버는 고소득자이고 샤넬 등 명품 브랜드를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하기에 보통 사람의 어려움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가 사람들의 임금, 저축, 연금 등을 (얼음처럼) 녹이고 있다”며 물가 상승에 따른 화폐의 실질가치 감소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ECB는 지난달 28일 기준 금리를 ‘제로(0)’로 동결했다. 하루 뒤 발표된 유로존의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년 만의 최고치인 4.1%를 기록해 우려를 낳고 있다. ECB의 최근 행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한때 공격적인 돈 풀기에 나섰지만 최근 통화완화정책 기조를 바꾸거나 금리 인상 의지를 드러낸 미국, 영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과도 다르다는 평을 얻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빌트의 비판이 옌스 바이트만 독일 중앙은행 총재의 사임 후 나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중앙은행의 최대 목표는 물가 관리라는 ‘매파’의 대표 주자 바이트만은 임기를 5년 이상 남겨둔 상황에서 지난달 21일 전격 사퇴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각국 중앙은행이 공격적인 부양정책을 펼치는 것을 줄곧 비판했다. 빌트가 자국 출신의 바이트만을 지지하기 위해 라가르드를 공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독일 빌트#크리스틴 라가르드#유럽중앙은행 총재#물가 상승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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