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전환 日 직장 풍경…재택근무 기업마다 제각각

  • 뉴시스
  • 입력 2021년 10월 13일 1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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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보다 일찍 위드 코로나를 시행한 일본에서 언론들이 달라진 직장 풍경을 잇따라 보도하고 있어 주목된다.

13일 일본 주요 일간 마이니치신문 및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후 기업마다 서로 다른 방식의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위드 코로나로 전환 후에도 재택근무를 유지할지 아니면 출근으로 전환할지에 대한 일본 기업들의 판단은 엇갈렸다. 재택근무를 유지하는 기업들도 있지만, 출근율을 높이는 기업들도 나오는 등 기업마다 대응 방법이 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도요타자동차 및 일본 최대 통신업체 NTT의 경우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에도 재택근무를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도요타 자동차의 한 고위 관계자는 “재택근무 및 원격회의로 인한 업무 차질은 크지 않다면서 ”오히려 회의실 크기에 맞춰 사람이 모였던 이전보다 의사 소통의 범위가 넓어지고 속도도 빨라졌다“며 오히려 재택근무의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도요타자동차는 재택근무가 어려운 공장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는 직원 등을 제외한 직원의 출근율을 20~60% 정도로 억제해 왔는데, 향후에도 이런 방침을 변경하지 않을 계획이다.

NTT는 지난 9월 코로나19 이후에도 그룹 전체 사원 32만명 전원에 대해 재택근무를 기본으로 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일본 대형 IT기업 후지쯔(富士通)도 재택근무를 유지해 향후 몇 년 간 국내 사무실 수를 반감해 경영 합리화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기린 맥주도 재택근무를 원칙으로 하며 특정 조건에서 부업도 허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재택근무보다는 출근을 선호하는 기업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 9월 실시한 경영인 100명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정부의 행동 규제 완화에 따라 직원의 출근 비율 변화’에 대해 응답 기업의 60%가 ”출근율을 높일 것“이라고 답했다. 현상 유지를 할 것이라는 응답률은 40%였다.

혼다자동차의 경우 긴급사태 발령 당시엔 재택근무를 ‘원칙’으로 해왔지만 이달 1일 해제 이후에는 재택근무를 ‘권장’ 사항으로 변경했다. 정부의 요청에 따라 공장 이외의 사무직의 ‘출근율을 70% 줄일 것’이라던 목표도 철폐했다. 히타치제작소도 재택근무는 가능한 한 계속하지만 ‘출근율을 15~20%’로 낮춘다는 목표는 취소했다.

다이와(大和) 하우스공업은 오사카 지점 및 도쿄 본사의 출근 인원을 각 부서 마다 3명으로 제한했으나, 위드 코로나로 전환 이후 출근율을 내근 직원은 30%, 영업직은 50% 이하로 높였다. 일본 최대 물류기업인 일본통운은 도쿄 본사 출근 비율을 30%에서 50%로 끌어 올렸다.

출근율을 높이는 기업들은 재택근무로 직원 간 소통이 감소해 생산성이 저하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에도 애플과 구글은 주3일 정도 출근을 직원들에게 요청하며 대면 소통을 중시하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재택근무에 대한 직원들의 선호 또한 엇갈린다.

일본 생산성본부가 지난 7월 20세 이상 1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재택근무의 실시율은 20.4%로 나타났다. 처음으로 일본에 긴급사태가 발령된 지난해 5월 당시 재택근무율(31.5%)보다 크게 낮아진 수치다. 그 배경에는 재택근무로 인해 출근자와 공정하게 업무성과가 평가될지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와는 반대로 재택근무를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업무용 메신저 앱인 슬랙(slack)을 운영하는 미국 슬랙 테크놀로지 등이 올해 7~8 월 일본, 미국, 유럽 및 호주 등 6 개국에서 지식 노동자 약 1만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경영진의 68%는 코로나19 이후에 직원을 사무실로 복귀시키고자 하는 반면 직원의 76%는 ‘일하는 장소의 유연성’을 93%는 ‘일하는 시간의 유연성’을 각각 요구했다.

경영진은 사무실 복귀를, 직원은 재택근무를 원하는 것이다.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보고서는 ”다양하고 우수한 인재가 오랜 기간 근무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경영진이 일하는 방식에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퍼솔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재택근무자 중 계속해서 재택근무를 희망하는 사람의 비율은 2020년 4월 53.2% 였으나 2021년 7월에는 78.6%까지 높아졌다.

니혼게이자이는 재택근무와 출근에 대해 생산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본 내각관방 등의 자료에 따르면, 출근해서 근무하는데 비해 재택근무 시 생산성이 낮다고 응답한 비율은 기업이 92%, 근로자가 82%에 달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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