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병목·인플레로 커지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능성 낮다” 의견도

  • 뉴시스
  • 입력 2021년 9월 30일 12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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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와 물가 급등이 겹치는 현상을 뜻한다. 공급 쇼크로 물가 급등이 이어지는데다, 코로나19 변이 확산으로 세계 경기 회복이 더뎌지면서 그 같은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반면 공급 문제는 일시적이라며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월스트리트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29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부상한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내년까지 인플레이션이 지속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유럽중앙은행(ECB)이 개최한 ‘팬데믹 이후 통화 정책의 미래’ 토론회에 화상 참석해 “공급망 문제가 나아지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는 나빠지고 있다는 사실이 좌절스럽다”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던 입장을 유지하던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 지속 가능성을 경고한 것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도 지난 28일 유럽중앙은행(ECB) 연례 연구회의에서 공급 병목 현상이 없었다면 유로존 상품 수출이 상반기 7% 가까이 상승했을 것이라고 했다.

물가상승 배경으로 지목되는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계속 되면 인플레이션 압력도 지속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나타낸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이후 경제 활동 재개로 수요가 빠르게 회복됐지만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물가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

문제는 공급망 혼란이 얼마나 지속되느냐다. 나이키는 최근 아시아 공장에서 북미로 화물 컨테이너를 옮기는 데 코로나19 이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80일이 걸린다고 밝혔다. 코스트코는 상품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게 되며 화장지와 같은 생필품에 대한 구매 물량 제한 재도입을 결정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혼란은 제품 가격 인상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더불어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전력난 심화로 인플레이션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 하면 스태그플레이션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1970년대 ‘오일쇼크’ 때 공급망 충격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경기가 침체됐던 것이 대표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사례다.

앞서 영국계 경제 분석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도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영국, 유로존, 중국의 회복세가 최근 몇달간 힘을 잃었다. 동시에 세계 상품 시장 가격은 중고차부터 레스토랑 음식까지 모두 오르고 있다”며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이 중앙은행들에게 골칫거리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것은 일시적인 공급 문제라며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의 카를 와인버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예측은 여전히 “일시적인 공급 문제”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며 지속적인 물가 상승 압력의 신호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반도체 부족 현상, 항만 병목 현상, 코로나19 장애물은 체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아니라 일시적인 공급 문제라고 설명하며 “공급 측면에서 새로운 일시적인 조정을 보고 있지만 1970년대에 봤던 스태그플레이션 과정이 다시 반복되는 것을 보고 있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와인버그는 미국 경제의 불균형을 만드는 많은 요인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미국인들이 백신 접종을 거부하면서 경제에 제동이 걸리고 반도체 문제와 항구의 병목 현상은 단기적인 해결책이 없다면서 “공급과 수요의 균형이 다시 잡히며 가격 상승이 멈출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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