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싱크탱크 CSIS “정부, 화웨이 영향력 축소시키는 일에 실패”

  • 뉴스1
  • 입력 2021년 5월 17일 14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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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로고. 2020.1.10/뉴스1 © News1
화웨이 로고. 2020.1.10/뉴스1 © News1
미국이 중국 기술업체 ‘화웨이’의 세계적 영향력을 축소시키는 일에 실패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국 대표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데 따르면 2006년부터 올해 4월까지 화웨이와 41개국(정부 또는 국영기업) 사이에는 70건의 거래가 확인됐다.

화웨이와의 거래에 관여한 국가들 대부분은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에 있었다. 또 이중 77%는 미국 정부가 후원하는 민주주의 감시 단체 ‘프리덤 하우스’가 평가한 ‘자유롭지 않다’ 또는 ‘부분적으로 자유롭다’의 범주에 속했다.

이들은 화웨이와 클라우드 인프라 및 전자정부 서비스에 대한 거래를 맺었다.

클라우드 인프라는 일반적으로 데이터 처리 센터를 설치하는 것을 말하며 전자정부는 주로 의료, 법률 기록 등 각국 행정 기능들을 자동화하는 것을 뜻한다.

연구에 따르면 화웨이의 클라우드 인프라와 전자정부 서비스는 각국 시민의 건강, 세금, 법률 기록 등 ‘민감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살펴봤을 때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안보 위험 경고가 개발도상국의 의사결정권자들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은 화웨이가 때때로 ‘백도어’(back doors)를 이용하는 등 중국 정부를 위해 간첩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백도어는 보안이 제거된 비밀 통로로, 시스템에 무단접근할 수 있는 문이라고 보면 된다.

미국은 이에 따라 화웨이와 그 계열사들을 ‘엔티티 리스트’(Entity list)에 올려 반도체와 같은 핵심 기술들을 판매하는 것을 제한하기도 했다.

미 상무부가 만든 해당 목록은 미국 안보를 침해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기술, 상품 등을 수출하려고 하는 해외 기업, 기관, 개인 등을 적어둔 것이다.

화웨이는 이에 대해 “클라우드 인프라 및 서비스 제공 업체로서 화웨이는 고객들의 데이터를 소유하거나 통제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모든 고객들의 데이터는 고객들 자신이 소유하고 완전히 제어해야 한다. 사이버 보안 및 사용자 개인정보보호는 화웨이의 최우선 과제”라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 또한 미국의 이 같은 의혹이 근거 없다고 일축하면서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제재는 국력 남용”이라고 비난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앞서 화웨이가 파푸아뉴기니를 위해 구축한 데이터 센터에 해킹에 취약한 명백한 오류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또 화웨이가 2012년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 있는 아프리카 연합(AU) 본부 건물 내 통신장비 설치 계약을 따내기도 했는데, AU 관계자들은 중국이 5년간 매일 밤 건물의 컴퓨터 시스템을 해킹하고 기밀 데이터를 다운로드했다는 비판을 했다고도 밝혔다.

화웨이 대변인은 이에 대해 “AU 프로젝트를 위한 장비를 공급한 적은 있지만 불법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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