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 FBI 요원 사망 관련 이란 첫 공식 비난…정보관리 2명 제재

  • 뉴시스
  • 입력 2020년 12월 15일 10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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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 승인하고도 책임 회피 및 역할 은폐위해 거짓말" 비난

트럼프 행정부가 14일(현지시간) 은퇴한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 로버트 레빈슨의 죽음과 관련, 처음으로 이란을 공식 비난하며 레빈슨 납치에 책임이 있는 이란 정보 관계자 2명을 공개 지목, 제재에 나섰다.

레빈슨은 10여년 전 이란에서 불가사의한 상황 속에 실종됐고, 미 외교관과 수사관들은 오랫동안 그가 이란 정부 요원들에게 납치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임기가 몇 주 안 남은 이날 발표는 이란의 역할에 대한 지금까지의 비난 가운데 가장 결정적인 것이다.

미국 관리들은 이란 정보 관계자 2명의 이름을 지목해 비난한 것 외에도 이란 정권도 레빈슨 납치 음모를 승인하고도 책임 회피와 정부 역할 은폐를 위해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란의 레빈슨 납치는 이란 정권이 부당한 행동도 기꺼이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면서 “미국은 언제나 미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며, 레빈슨의 억류와 사망 가능성에 역할을 한 사람들을 계속 쫓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재 대상으로 지목된 모하마드 바세리와 아흐마드 카자이라 등 이란 정보 장교 2명은 미국에 보유하고 있는 어떤 재산이나 자산도 압류된다. 또 미국과의 금융 거래도 제한된다.

이란 국영방송은 14일 밤 이 같은 제재 발표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레빈슨 가족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레빈슨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누구에게든 묻겠다고 다짐했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 2015년 이란과의 역사적인 핵협정에서 탈퇴한 이후 이란에 대한 압박을 꾸준히 강화해 왔다. 올 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드론을 이용한 공습으로 살해하고, 이란이 지원하는 이라크 민병대에 보복 공격을 가하는가 하면, 레바논과 예멘에서 이란 대리인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최근 이란 핵 과학자를 살해했다.

내년 1월 취임하는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2015년 이란핵협정을 부활시키겠다며 이란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지만 앞으로 5주 안에 상황이 악화된다면 이러한 전망들은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다.

미 관리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퇴임이 얼마 안 남은 지금 이같이 이란에 대한 행동을 쏟아내는 것이 정치적 이유 때문이 아니라 이란에 공식 책임을 물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정보가 축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또 이란에 수감된 미국 시민들을 석방하기 위한 협상 없이는 다음 정권이 이란과 어떤 합의도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레빈슨은 2007년 3월9일 이란에서 실종됐다.

[워싱턴=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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