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19일 복귀하지만… 자민당 ‘차기’ 논의 분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아베 9월 퇴진설-의회 해산설 등 건강이상설 이후 ‘새 리더십’ 모색
마이니치 “스가관방이 이미 대행”… “내가 총리되면 개헌작업 전력”
‘후계자’ 기시다, 최근 공격적 행보… 포스트 아베 경쟁도 치열해져

17일 병원을 찾았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9일 오후 1시부터 업무를 재개하기로 했지만 그의 거취를 둘러싼 소용돌이는 더 심해지고 있다. 그의 9월 퇴진설, 10월 중의원 해산설 등 갖가지 설이 난무하면서 ‘포스트 아베’ 경쟁은 빨라지고 있다.

18일 주간지 슈칸분슌은 집권 자민당 내에서 ‘아베 총리의 당 대표 임기가 끝나는 내년 9월까지 기다리지 말고 새 대표를 뽑아 중의원 해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고 보도했다. 한 자민당 의원은 산케이신문에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총리가 쓰러졌을 때 후계자로 모리 요시로(森喜朗)를 선택했다”며 아베 총리 유사시에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건강 이상설 이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각종 스캔들, 도쿄 올림픽 연기 등으로 아베 총리의 정국 장악력이 현저히 떨어진 만큼 새 수장을 맞아 국면 전환을 꾀하자는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마이니치신문은 정부 대변인 격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오래전부터 사실상 총리 대행을 맡고 있다며 ‘이미 스가 정권’이라는 칼럼을 실었다. 스가 장관은 아베 총리가 지난달 연휴 중 사저에 머무를 때도 군마현 다목적댐 현장을 찾아 현장 지도자의 면모를 과시했다. 한 방송에 출연해서는 총리의 전권인 중의원 해산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해산은 어렵지 않겠냐”고 했다.

아베 총리가 사실상 ‘후계자’로 낙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63) 자민당 정조회장 역시 17일 BS니혼TV에 출연해 “총리가 된다면 헌법 개정 문제에 확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총리가 병원을 찾은 날 기시다 정조회장이 여러 차례 ‘총리가 된다면’이라는 발언을 한 것을 두고 한 자민당 인사는 동아일보에 “기시다는 공격형보다 수비형 인사에 가까웠는데 공격적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언론은 두 사람 외에도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3) 전 자민당 간사장, 고노 다로(河野太郞·57) 방위상,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65) 외상 등 총리 후보군을 분석하는 기사를 연일 내보내고 있다.

2006년 9월∼2007년 9월, 2012년 12월부터 현재까지 재직 중인 아베 총리는 지난해 11월 20일 합산 재임일수로 역대 최장수 총리에 올랐다. 이달 24일에는 2차 집권 이후 연속 재임일수만으로도 외종조부인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전 총리의 기록(2798일)을 뛰어넘는다. 일각에서는 신기록을 달성한 후 9월 퇴임할 것이란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최근 ‘잠이 오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주변에 “총리로 일하다 관저에서 죽는 것은 영광”이라고 말했다는 설, 자민당 간부가 쉬라고 권유하자 “온종일 감시당하고 있다”고 한탄했다는 보도 역시 등장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응 등을 이유로 1월 26일부터 6월 20일까지 147일 연속 출근했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일본#아베신조#9월퇴진설#자민당#차기총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