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집단면역’ 설계자 실패 인정…“더 강력한 조치 취했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4일 16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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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방법으로 ‘집단면역’을 추진했던 스웨덴이 사실상 실패를 인정했다.

BBC 등에 따르면 스웨덴 정부 코로나19 대응을 총괄하는 안데르스 텡넬 공공보건청장은 3일(현지 시간) 현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만약 오늘과 같은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고 코로나19에 다시 맞닥뜨리게 된다면 스웨덴이 한 (방역) 방식과 나머지 다른 나라들이 방식 사이에서 타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사망자와 피해가 너무 컸다”며 “사망자 수를 줄이기 위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스웨덴 집단면역’ 설계자로 통하는 텡넬 청장이 자신의 주도한 정책에 부정적 평가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웨덴은 자연스럽게 일정 비율 이상의 인구가 면역을 갖게 해 감염병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는 집단면역을 국가 방역모델로 삼아왔다. 이에 따라 유럽 다른 국가들과 달리 이동제한, 상점폐쇄, 학교 휴교 등 강력한 봉쇄정책을 시행해지 않았다. 대부분 상점이 열었고 고교를 제외한 초등, 중학교는 수업이 지속됐다. 경제 정상화와 방역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 셈이다.

결과는 참담했다. 4일(현지시간) 기준 스웨덴 코로나19 사망자 4542명(확진자 4만803명)으로, 주변 북유럽 국가인 덴마크(580명), 노르웨이(237명), 핀란드(321명)보다 최대 15배 이상 많다. 100만 명당 사망자 수로 환산하면 449명이나 돼 세계 1위 감염국인 미국(326명)보다도 많을 정도다. 이를 반영하듯 코로나19 확산 정점이 지난 유럽 각국이 국가 간 이동제한을 풀고 있지만 스웨덴은 기피대상이 돼 여전히 국경폐쇄 대상국이 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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