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차이나 평양서 수시로 재급유”…무엇을 의미하나?

북한은 유엔의 대북 결의에 규정하고 있는 석유 수입 한도를 초과하는 등 금수 조치를 어기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이를 돕고 있는 주체 중 한 곳이 중국이란 ‘혐의’가 있어 왔는데 실제 중국 항공기가 평양에서 연료를 재급유하는 장면이 포착돼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2397호에 따르면 북한의 연간 정제유(refined petroleum) 수입 한도는 50만배럴, 원유(crude Oil) 연간 수입한도는 400만배럴로 제한돼 있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 6월과 7월 북한이 불법 환적 등을 통해 연간 한도인 50만배럴을 훌쩍 넘긴 정제유를 수입했다며 각국의 엄격한 제재 이행을 강조하기도 했었다.

FT가 북한 전문 정보매체 NK프로(NK Pro)로부터 입수한 영상에 따르면 베이징과 평양을 오가는 에어차이나 항공기는 수시로 평양에서 재급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포착된 일련의 영상 장면을 보면 고려항공이 운용하는 연료 트럭에 에어차이나 보잉 737기가 연결돼 있다.

에어차이나는 ‘이것이 연료 재급유가 맞느냐’는 FT의 질의에 확인을 해줬지만 연료의 출처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유엔 안보리는 외국 항공사의 북한 내 급유를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의문은 북한이 급유를 해줄 만큼 충분한 연료를 갖고 있는지로 쏠린다.

FT는 북한이 고려항공뿐 아니라 자국군의 필요에 맞게 제트연료(jet fuel)를 충분히 생산할 수 있는 정제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불투명하다고 봤다.

랜들 슈라이버 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북한이 제재를 회피하는 주된 방법은 불법적이고 은밀한 선박 간 석탄, 석유 유입”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미국)가 북한을 간섭하고 압박할 수 있는 능력은 단속에 나서지 않으려 하는 중국에 의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즉,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불법적으로 연료를 수입하면서 제재를 회피하고 있다는 말이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미북한위원회(NCNK)의 대니얼 워츠는 “(대북)제재가 효과적으로 시행되고 있다면 북한은 보유하고 있는 연료는 (모자라서) 비축하거나 국내 소비에만 사용하도록 매우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외국 항공사에까지 급유를 해줄 만큼 충분한 연료 확보가 불가능하단 얘기다.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도 “북한이 어떻게 그 항공기 연료를 보충했는지 의문스럽다”고 했다고 FT는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