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英총리, 이란 갈등 해결책 찾을까?…FT “예측불가”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25일 15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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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판 트럼프' 존슨, 美 발맞춰 이란 압박할지 주목돼

보리스 존슨 영국 신임 총리의 대이란 정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의 트럼프’로 불리는 존슨 총리가 어떤 정책을 취하느냐에 따라 미국과 이란의 중재자가 될 수도, 혹은 이란의 세계적인 입지를 더욱 악화시킬 당사자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프랑스, 독일 등과 함께 이란 핵협정(JCPOA) 유지를 주장하던 영국이 태도를 바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이란은 공공연하게 영국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왔다.

토니 블레어 정부 당시 외무장관을 지낸 잭 스트로는 자신의 저서 ‘더 잉글리시 잡(The English Job)’에서 “영국에 대한 이란의 ‘신경과민’은 (식민지 시절인) 19세기와 20세기로 거슬러간다”며 “서구 문화에 우호적인 젊은 사람들이 늘어나며 이 반감은 누그러졌으나 여전히 정치권과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유효한 감정이다”고 설명한다.

스트로 전 장관은 2001년 이슬람 종교 지도자들이 이란의 정권을 잡게 된 ‘이슬람혁명(1979년)’ 이후 처음으로 이란을 방문한 영국 내각 인사였다.

그는 2015년 휴가 차 이란을 방문했을 당시 “이란 사람들은 ‘커튼 뒤를 살펴라. 그곳에 늘 영국인이 있을 것’ 등 반(反)영국적인 속담을 일상적으로 쓰고 있었다”면서 놀라움을 표했다.

미국발 대이란 제재가 본격화되며 이란의 반미 감정과 함께 반영 감정도 함께 고조됐다.

영국령 지브롤터 당국이 지난 4일 유럽연합(EU) 제재를 어기고 시리아로 원유를 운반한다는 이유로 이란 유조선을 나포했을 때 이란 정부가 “미국의 사주를 받아 해적질을 한다”고 비난했던 배경에는 이러한 역사가 숨어있다.

이란은 그들의 유조선이 나포된 데 대응해 지난 19일 영국 유조선을 억류하고 나섰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존슨 총리의 내각이 출범한 24일 주례 내각회에서 “영국이 지브롤터에서 한 행위를 포함해 잘못된 행동들을 포기한다면 이란도 상응하게 대응하겠다”며 유조선 맞교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제 선택은 존슨 총리에 달렸다.

JCPOA 당사국인 영국은 그동안 미국의 강경한 대이란 제재에 맞서며 “외교적으로 접근하겠다”는 주장을 이어왔다. 미국의 제재를 우회해 이란과의 교역을 이어가기 위해 독일, 프랑스와 함께 특수목적법인 ‘인스텍스’를 설립한 나라이기도 하다.

존슨 총리는 2018년 5월 미국이 JCPOA 탈퇴를 감행할 때도 핵협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반대에 나섰던 인물이다.

존슨 총리의 입장에 따라 영국은 이란과 미국의 중재자로 떠오를 수도 있다. 그러나 친(親)트럼프를 주장하는 그가 미국과 함께 더욱 강경한 대응을 하고 나선다면 이란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존슨 총리의 최우선 과제는 EU 탈퇴, 브렉시트다.

그는 취임사에서 10월31일, 무슨 일이 있더라도 EU를 탈퇴하겠다고 발언했다. 관세, 통행 등에 대한 합의 없이 EU 탈퇴를 강행할 경우 영국의 경제는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존슨 총리의 최후의 카드는 미국,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다. 영국의 핵협상 이행의 의지 역시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FT는 존슨 총리의 외교정책을 “예측할 수 없다”며 이란 역시 자신에 가장 실용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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