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 ‘실권 잃어’…“의전 외교만 맡아”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4일 23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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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겸 당 총서기의 ‘정치적 동지’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왕치산(王岐山 71) 국가부주석이 실권을 잃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대기원(大紀元)과 봉황망(鳳凰網), 명보(明報) 등은 4일 왕치산 국가부주석이 지난 1일 방중한 멕시코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무장관과 회담했을 때 자신이 시진핑 주석을 대신해 ‘의전적인 외교’만을 담당하고 있다고 토로할 정도로 힘이 빠진 상태라고 보도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왕 부주석이 중국 최고지도부에서 이전처럼 큰 발언권이나 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한 채 근래 들어선 냉대까지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왕 부주석은 2008년 3월 국무원 부총리에 올라 무역과 금융, 시장관리 등을 총괄했다.

그해 리먼 쇼크의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경제 전문인 왕치산은 중국 경제의 급격한 악화를 막는데 수완을 발휘했다.

2012년 가을 출범한 시진핑 지도부에서 당정치국 상무위원에 진입한 왕치산은 최고 사정기관인 당중앙 기율검사위원회 서기로서 반부패 운동을 지휘해 장쩌민(江澤民)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이 당정군에 구축한 정적들을 쓸어내렸다.

시진핑 ‘1인 독주체제’를 만드는데 절대적인 기여를 하면서 황치산은 시진핑의 ‘맹우’까지 위상이 치솟았다.

2017년 10월 19차 당대회에선 우여곡절 끝에 68세 정년 관례에 따라 정치국 상무위원직을 내놓았지만 다음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때 국가부주석으로 부활했다.

작년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한 이래 일각에서는 미국 정계와 오랜 친분을 쌓아온 왕치산이 중국 협상단의 책임자에 기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했다.

하지만 결국에는 시진핑의 ‘경제브레인’ 류허(劉鶴) 부총리가 낙점되면서 왕치산의 정치적 지형에 변화가 생겼다는 억측이 나돌았다.

대기원 평론가 리린이(李林一)는 앞서 논평에서 중국 국내 정세를 보았을 때 장쩌민 파벌로 분류되는 왕후닝(王?寧) 정치국 상무위원이 실질적으로 미중 통상분쟁 대응을 주관하면서 금융.대외경제통인 왕치산은 물론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 계열의 관리를 모두 배제시킨 것이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시진핑 주석의 ‘1강(强) 체제’, ‘당의 핵심’으로서 지위를 확립시킨 입안자인 왕후닝이 ‘자립갱생’, ‘새로운 장정’ 등을 내세워 선전전을 펼치면서 무역전쟁 장기화를 주도, 왕치산이 설자리를 없앤 것으로 리린이는 진단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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