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美금지조치에 얼마나 피해?…전체 매출서 美 비중 0.2%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16일 11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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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
1위 삼성전자와 격차는 3.8%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기업의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직후 상무부가 화웨이를 거래 제한 기업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미중이 서로 관세 폭탄을 주고받는 와중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며 나온 강경책이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 금지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앞으로 화웨이와 사업하는 미국 기업은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한번 미국의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고 있다. 이 행정명령은 해외적국(foreign adversaries)이 우리의 정보통신 기술 및 서비스 공급망에 가하는 위협을 다루고 있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아시아 선임보좌관을 지낸 에번 메데이로스는 “올바른 정책(right policy)이지만 타이밍이 안 좋다. 중국과 화웨이를 특정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같은 조치가 (협상의) 지렛대가 될 수 없는 현시점에서 장점은 없고 단점만 있다”고 FT에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화웨이가 중국 정부를 위해 스파이 행위를 한다고 비난하며 주변국에 화웨이 불매를 촉구해왔다. 하지만 다른 나라 정부들은 화웨이를 5세대(5G) 이동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제외하는 데 소극적이었다. 영국마저 핵심 부문에서만 화웨이를 배제한다는 면피성 조치를 내놨다. 영국은 캐나다·호주·뉴질랜드와 함께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일원으로서 기밀을 공유하는 정보 동맹국이다.
미국 시장에서 배제당할 위기에 놓인 화웨이는 일단은 차분한 모습이다.

FT에 따르면 이번 결정에 앞서 데이비드 왕 화웨이 투자검토이사회 의장은 “우리는 세계적으로 운영하는 기업이다. 어떤 나라에서 큰 변화가 있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화웨이의 미국 시장 의존도는 미미한 수준이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화웨이는 미국으로부터 2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화웨이 전체 매출 1070억달러의 0.2%에 불과하다. 전 세계 직원 18만명 중 미국에서 일하는 직원은 약 1200명 수준이다.

화웨이의 미국 매출 대부분은 통신망이 열악한 지방에서의 서비스와 장비 판매에서 나온다. 미 지방무선통신협회(Rural Wireless Association·RWA)에 따르면 작은 지방 네트워크 회사의 4분의 1이 화웨이 장비를 쓰고 있다.

미국의 눈 밖에 나 사실상 영업정지 상태까지 갔던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중싱통신)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Canalys)에 따르면 ZTE는 한때 미국 스마트폰 시장의 주요 업체였으며 2017년 기준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5%에 달했다.

지난해 미국은 중국 통신장비 업체 ZTE가 대 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며 ZTE에 핵심 부품 판매를 금지했다. 퀄컴 등 핵심 부품 공급사와의 거래가 중단돼 폐업 직전까지 내몰린 ZTE는 결국 벌금 10억달러를 내고 미국과 합의했다.

화웨이의 경우 한국, 일본 등 다양한 국가로부터 부품을 받고 있다. 또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며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구도를 깨는 등 업계 위상에서 차원이 다르다. 1위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격차는 겨우 3.8%포인트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행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려 상무부가 행정명령 계획을 수립하는 데 6개월 정도 걸리기 때문에 즉각적인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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