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대중 강경파 맬패스 입성에 美中 새 전쟁터 되나

  • 뉴시스
  • 입력 2019년 2월 7일 15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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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세계은행 총재 후보로 대(對) 중국 강경파로 알려진 데이비드 맬패스(63) 미국 재부무 국제담당 차관을 지명하면서 세계은행(WB)이 미중이 새로운 전쟁터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7일 미국의소리방송(VOA) 중국어판은 “트럼프 대통령이 6일 맬패스 차관을 WB 총재로 지명했다”면서 대중 강경파이자 미중 무역협상의 중요인물인 맬패스의 입성으로 WB는 미중이 격돌하는 새 전쟁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맬패스 차관은 세계은행이 브라질과 중국 등 일부 신흥시장 대국들에 대한 대출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중국에 강경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는 지난 2017년 의회 청문회에서 “세계은행의 대부분 대출은 중국이나 브라질 등 상대적으로 발전한 국가들이 받고 있다”면서 “이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빈곤국들에게 대출을 해 준다는 은행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또 “세계은행의 최대 대출 국가는 중국”이라며 “미국에서 빌린 돈을 자원이 풍부한 중국에 지원하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고 강력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VOA는 트럼프 행정부가 WB 재원의 40%가 더 이상 도움이 필요없는 국가로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고 지적했다. 매슈 굿맨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수석연구원은 “맬패스는 중국, WB 및 다자 체제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 덕분에 총재 후보로 지명받았다“면서 “그의 WB 입성은 반드시 긴장 분위기를 고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맬패스 차관이 다음 주 재개되는 미중 무역협상에 참여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익명의 미국 고위 관리를 인용해 맬패스 차관은 다음 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함께 방중해 무역협상을 이어간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맬패스 차관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세계은행 이사회는 내달 14일까지 189개 회원국으로부터 차기 총재 후보를 추천받아 최종 3인 후보를 발표하며, 오는 4월 중순께 새 총재를 공식 선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관례상 이는 절차에 불과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으로 맬패스의 총재 선출은 이미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앞서 한국계 미국인인 김용 전 WB 총재는 친환경 프로젝트와 다자주의에 반대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가 임기를 3년 남겨두고 사퇴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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