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필터, 플라스틱 쓰레기 ‘주범’…“암예방 효과도 無”

  • 뉴스1
  • 입력 2019년 1월 25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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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필터 90% 플라스틱 사용…연간 100만톤 배출

흡연자들의 폐암 예방을 위해 고안된 담배 필터가 빨대와 비닐봉지를 제치고 플라스틱 쓰레기 주범으로 꼽혔다고 24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전 세계 담배 생산량은 연간 약 6조개비에 달한다. 이 중 90% 이상이 플라스틱 필터를 사용한다. 담배 필터에서만 플라스틱 100만톤이 배출되는 셈이다.

CNN은 “담배 필터는 1950년대 담배의 폐암 위험을 낮추기 위해 고안됐지만 담배를 태우는 방식을 바꿔 독성을 더 증가시킨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담배 필터가 흡연자들의 건강을 개선하기는 커녕 환경을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담배가 제대로 분리수거되지 않은 채 꽁초 그대로 땅바닥에 버려지는 점도 문제를 키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담배의 3분의 2가 땅바닥에 버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해 420억개비 이상이 길거리에 버려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많은 담배꽁초는 도로에 박히거나 배수관을 통해 강과 바다로 흘러간다.

미국 워싱턴 DC 소재 환경단체인 해양보존센터(Ocean Conservancy)는 “32년 동안 전 세계 해안가에서 쓰레기를 수거한 결과 해양 쓰레기의 3분의 1이 담배꽁초”라며 “총 6000만 개비에 달한다”고 밝혔다.

강과 바다로 유입된 담배꽁초는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미 샌디에이고 주립대의 토마스 노보트니 보건학 교수 연구팀이 담배꽁초를 빠트린 물에 물고기를 방생한 결과, 나흘 후 물고기 절반이 폐사했다.

물고기뿐 아니다. 담배 필터는 일반 플라스틱 제품보다 더 빨리 분해돼 지름 5mm 미만의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하고 먹이사슬을 거쳐 인체에 흡수된다.

이에 선진국에서는 담배꽁초 관련 대책 마련에 나섰다. 유럽 의회는 작년 10월 플라스틱을 함유한 담배 필터를 오는 2025년까지 50%, 2030년까지 80% 감축하는 내용의 규제안을 통과시켰다. 이 밖에도 EU는 일회용 플라스틱이 함유된 담배 쓰레기 수거 비용을 담배업계가 부담하도록 할 방침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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