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24조원 中제품에 3차 관세공습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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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트럼프, 이르면 17일 발표… 쇼핑 시즌 감안 25%→10% 조정”
모든 中제품 포함된 4차 관세 검토… 일각 “물가상승 美에도 충격 줄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르면 17일(현지 시간) 2000억 달러(약 224조 원)어치의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단계로 나머지 중국산 제품에도 모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미중 무역전쟁이 정점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트럼프 대통령이 17∼18일 예정대로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당초 검토됐던 25% 대신 10%로 세율이 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1월 중간선거와 연말 쇼핑 시즌을 감안해 미국 소비자에게 주는 충격을 줄이기 위한 것이지만, 추후 25%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중국을 압박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보좌관들에게 관세 부과를 계속 진행시키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날 보도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류허(劉鶴) 중국 경제담당 부총리가 27∼28일 워싱턴에서 만날 계획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발표를 강행할 경우 류 부총리의 방미가 무산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양국은 이미 7, 8월 2차례에 걸쳐 340억 달러와 160억 달러 상당의 제품에 관세와 보복관세를 주고받은 바 있다. 여기에 2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가 더 부과되면 미국은 연간 5000억 달러(지난해 5056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산 수입품의 절반에 관세 폭탄을 터뜨리는 셈이다.

시장의 관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4차 관세폭탄’까지 던질 것이냐에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기자들과 만나 ‘267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더 부과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이런 구상이 현실화되면 사실상 모든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게 돼 중국 제품은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게 된다. 이미 미국 업체들이 수입처를 인도 베트남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고, 일부 글로벌 기업들도 생산기지를 중국 밖으로 옮기고 있어 장기적으로 중국 산업 전반에까지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도 60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5∼25%의 추가 보복 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태이지만 미국의 대중 수출액은 1500억 달러(지난해 1539억 달러) 수준이어서 중국의 피해가 훨씬 클 수밖에 없다.

다만 미국의 전체 수입액(지난해 2조2000억 달러)에서 중국산 비중이 22.8%나 돼 당장 관세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 압박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최근 도이체방크 보고서를 인용해 “500억 달러의 중국산 수입품 중 소비재는 37억 달러였지만 2000억 달러 관세 리스트에는 소비재가 780억 달러어치 포함돼 물가 상승 같은 충격이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남은 카드로는 맥도널드 등의 미국 브랜드를 보이콧하거나 할리우드 영화 상영, 미국 관광 등을 제한하는 등의 비관세 조치가 거론되지만 대중의 소비 자체를 막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 / 구가인 기자
#224조원 중국 제품#3차 관세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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