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글로벌 인프라 5대 프로젝트, 경제-군사 패권 확장 야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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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유럽 대륙간 화물 철도망 확충… ‘中∼파키스탄 경제회랑’ 62조 투입
스리랑카 콜롬보항에 인공섬도

파키스탄 과다르항
파키스탄 과다르항
중국을 방문 중인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는 20일 하루 동안 리커창(李克强) 총리,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위원회 서기를 모두 만났다. 외국 정상이 중국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7명 중 4명을 만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중국은 지난해 7월 자국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부정한 국제중재재판소 판결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올해 5월 베이징(北京)에서 개최한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정상회의에 싱가포르를 초청하지 않았다. 중국이 한때 섭섭하게 생각했던 싱가포르와의 관계를 다시 개선하려는 것은 믈라카해협을 끼고 있는 전략적인 위치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해로뿐만 아니라 일대일로 계획에 포함된 ‘범(汎)아시아 철도망’ 구축에서도 중요한 나라다.

BBC 중문판은 20일 범아시아 철도망을 비롯한 중국의 5가지 대형 인프라 구축 사업이 세계 경제 질서를 바꾸고 전략적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첫째는 중국과 유럽을 잇는 대륙 간 화물철도망 확충. 올해 1월 저장(浙江)성 이우(義烏)를 출발한 화물열차가 18일간 1만2451km를 달려 런던에 도착했다. 세계 최장 화물철도 노선인 이우∼마드리드 간 노선(1만3052km)도 2014년 11월 개통됐다. 현재 유럽 11개국 29개 도시와 중국 28개 도시 간에 51개 철도 노선이 운영 중이다. 2025년에는 베이징과 모스크바 간 고속철도도 개통돼 30시간이면 주파할 것으로 보인다.

범아시아 철도망은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에서 라오스 태국 말레이시아를 거쳐 싱가포르까지 종단 노선을 구축하고 횡단 노선으로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등지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프로젝트는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처음으로 승인한 사업이자 일대일로의 주요 프로젝트다.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카스(喀什)에서 파키스탄 과다르항을 잇는 것으로 550억 달러(약 62조 원)를 투입해 도로와 철도, 발전소 등을 건설할 계획이다. 중국이 인도양으로 진출하는 출구를 확보하고 미국 영향력 아래에 있는 믈라카해협 의존도를 줄일 수 있어 전략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중국은 스리랑카 콜롬보항 앞바다를 매립해 인공섬을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섬에는 수상레저센터, 고급호텔, 아파트, 쇼핑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아프리카-인도양-남중국해를 잇는 요충지를 확보하는 것이어서 인도가 반발하고 있다.

중국은 아프리카의 주요 철도와 도로 건설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와 아덴만 지부티를 연결하는 철도를 개통한 데 이어 케냐 나이로비와 몸바사를 잇는 철도를 건설 중이다.

한편 21일 중국증권보에 따르면 중국사회과학원은 전날 발간한 ‘자유무역지대 청서’에서 일대일로 주변 국가들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통해 ‘자유무역지대’를 창설하자고 제안했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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