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실·변기·싱크대가 한 방에…日 2평 원룸, 세계적 관심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4월 3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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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얼리 에이지 홈페이지
사진=얼리 에이지 홈페이지
‘미니멀리즘(Minimalism·일상의 모든 것을 최소화·간소화하자는 주의)’이 유행하는 일본에 등장한 ‘미니멈’ 다세대 주택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 부동산업체 얼리 에이지(EARLY AGE)가 소개하고 있는 다세대 주택이 현지 네티즌들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 업체가 소개하는 다세대 주택은 주로 7㎡(약 2평) 크기 작은 공간으로 부엌, 화장실, 침실 구분이 없다.

이런 형태의 주택은 최근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이 소개하며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데일리메일은 이 업체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주택 내부 사진과 함께 “현관문을 열면 바로 용변을 볼 수 있는 주택이 일본에 있다”고 전했다. 사진을 보면 현관문 바로 앞에 변기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사진=얼리 에이지 홈페이지
사진=얼리 에이지 홈페이지
업체 홈페이지의 다른 사진을 보면 작은 방 하나에 변기와 싱크대가 나란히 붙어 있다. 싱크대 밑에는 작은 세탁기가 보인다. 좁은 공간에서 극단적으로 효율을 추구한 듯한 모습이다.

지난해 현지매체 동양경제에 따르면, 이 주택은 주로 혼자 사는 남성에게 인기가 많다. 도쿄 번화가 신주쿠 근처 와세다역과 가까운 한 주택 기준으로 월세는 5만8000엔(약 58만1000원) 수준이다. 방에 따라서는 아예 화장실 칸막이가 없기도 하다. 하지만 빈 방이 나오자마자 빠진다고 한다.

이 같은 ‘미니멈’ 주택이 인기인 이유는 뭘까.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매일 긴 시간 집과 직장을 오가며 통근하는 것에 지쳐 되도록 회사 근처에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동양경제는 전했다. 하지만 회사가 있는 도쿄 도심 근처의 월세는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집의 넓이보다 회사에서 가까운지 여부가 우선인 셈이다.


이 같이 작은 방이 일본 전통 다다미방을 연상하게 한다고 해 ‘신 다다미’ ‘도쿄 다다미’라고 부른다고도 한다. 매체는 “이런 좁은 방에서 어떻게 사냐고? 이 방의 사람들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살아갈 수 있다. 냉장고는 편의점이 대신한다”고 덧붙였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네티즌들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TV는 스마트폰이, 냉장고는 편의점이, 서재는 북카페가 대신하고 밥은 식당에서 먹는다면 굳이 큰 방에 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잘 곳만 있다면야” “집에서는 그냥 잠만 잘 뿐이니까 이런 게 나을지도”라는 의견을 남겼다. “추구하는 가치가 변한 것 같다. 방의 넓이보다 편리함을 우선하는 것이다. 소유욕이 없어졌다는 건 틀림없다”는 이도 있었다.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진짜 다들 좋아서 이런 생활을 하는 건 아니지 않나, 이런 주택에 대한 니즈가 있다는 것 자체를 문제로 봐야 한다” “결국 돈이 없기 때문이잖아, 장난하나”는 이들이다.

“화장실이 분리가 안 됐다니. 구치소나 감옥 독방과 뭐가 다른가” “집이라기 보단 감옥이다. 일 끝나고 회사 근처인 이 곳으로 곧장 돌아온다면 완전히 복역 중인 죄수나 마찬가지” “애인은 절대 못 부르겠네요”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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