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한중정상회담 합의 이행 성적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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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오늘 방한]
對日공조… 쾌속, FTA협력… 느림, 北核저지… 멈칫

‘대일(對日) 역사 공조는 쾌속,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협력은 완만, 북핵 저지는 답보.’

지난해 6월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미래비전 공동성명과 이를 실천하기 위한 부속서를 발표했다. 시 주석이 3일 한국을 답방하면서 지난해 양국 정상이 다짐했던 항목들이 얼마나 진전됐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역사 문제와 관련된 대일 공조는 신속하게 이뤄졌다. 박 대통령은 헤이룽장(黑龍江) 성 하얼빈(哈爾濱) 역 안중근 열사 의거 현장에 표지석을 세워 줄 것을 요청했고 중국은 올해 1월 역 귀빈실을 ‘안중근 기념관’으로 개조해 개관하는 등 당초 요구보다 더 크게 화답했다. 박 대통령이 문제 제기를 할 때까지만 해도 플랫폼 바닥에 안 의사가 총을 쏜 지점과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가 피격을 당한 지점, 저격 방향만 표시돼 있을 뿐이었다.

또 산시(陝西) 성 시안(西安)의 광복군 주둔지에 표지석을 세워 달라는 한국의 요청도 중국이 받아들여 5월 양국 정부 관계자가 참여한 가운데 표지석 제막식이 열렸다. 도시 재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충칭(重慶)의 광복군사령부 복원도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경기 파주시에 안장된 6·25 참전 중국군 유해 360여 구를 송환해 주겠다고 먼저 제의한 뒤 3월 중국군 유해 437구를 송환했다. 중국은 감사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한반도 비핵화’는 북한의 4차 핵실험 위협 등으로 오히려 상황이 악화된 상황이다. 양국 정상은 북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이행 필요성을 촉구했으나 북한은 결의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자세다.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를 강하게 압박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류전민(劉振民) 외교부 부부장이 1일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 방한이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것은 시 주석이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하는 것이 주는 대북 압박감을 누그러뜨리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한중 FTA는 지난해 양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급속도로 진전돼 지난해 9월 1단계 협상을 타결했다. ‘시장 개방 90%’를 가이드라인으로 설정했다. 현재 시장 개방을 하지 않는 초민감 품목 1200개의 선정 등을 놓고 2단계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 품목의 범위를 놓고 양국의 이해가 크게 갈리기 때문에 큰 진전이 없는 상태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시진핑#한중정상회담#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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