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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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장군 ‘난중일기’-1970년대 ‘새마을운동 기록물’
한국, 훈민정음 등 11건 보유… 亞 최다

불세출의 영웅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쓴 ‘난중일기’의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결정됐다. 다소 전망이 불투명했던 ‘새마을운동 기록물’도 심사를 통과해 한국은 신청 목록이 모두 등재되는 경사를 맞았다.

유네스코 정보사회국 산하 국제자문위원회(IAC)는 18일 오후 광주에서 열린 제11차 심사 회의를 거쳐 난중일기와 새마을운동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권고했다. 지금까지 IAC가 권고한 유산은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모두 유네스코 사무총장의 승인을 거쳐 등재 목록에 오르게 되고 세계기록유산은 유네스코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것으로 발표를 대신한다.

국보 제76호인 난중일기는 임진왜란(1592∼1598년) 당시 이순신 장군이 전장에서 직접 쓴 7책으로 구성된 진중일기다. 전쟁 중 지휘관이 직접 쓴 기록물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데다 문장이 탁월하고 시대상도 잘 반영돼 신청 이전부터 등재가 확실시됐다.

게다가 난중일기는 동북아의 운명을 휘저어 놓은 임진왜란을 다뤄 사료적 가치도 높고, 사가(私家)에서 14세대(415년)를 이어 보관해 왔다는 특별함도 지녔다. 박영근 문화재청 문화재활용국장은 “당시 동아시아 역사적 상황과 구도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기록물이란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새마을운동 기록물은 1970∼1979년 새마을운동과 관련된 사업공문과 운동교재, 새마을지도자 편지 및 영상자료 등을 일컫는다. 새마을운동보존회에서 2만2000여 건의 자료를 수집해 보존하고 있다.

충남 아산시 현충사에 보관된 난중일기 친필 초고본(위)과 1970년대 새마을운동과 관련된 자료들(아래). 둘 다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권고되며 세계적 영향력을 지닌 인류의 중요한 기록으로 인정받았다. 문화재청 제공
충남 아산시 현충사에 보관된 난중일기 친필 초고본(위)과 1970년대 새마을운동과 관련된 자료들(아래). 둘 다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권고되며 세계적 영향력을 지닌 인류의 중요한 기록으로 인정받았다. 문화재청 제공
앞서 이달 초 난중일기는 예비 등재 판정을 받은 반면 새마을운동은 해외 사례 비교 자료를 보충해 달라는 보완 판정이 나와 일각에선 등재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새마을운동은 개발도상국의 정부와 국민이 협력해 빈곤을 퇴치한 성공모델로 제3세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는 독창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김귀배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문화커뮤니케이션팀장은 “세계기록유산은 보존은 물론이고 이를 활용해 세계에 문화를 전파하는 데 큰 의미를 둔다”고 말했다.

난중일기와 새마을운동 기록물이 등재되면서 한국은 모두 11개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1997년 ‘훈민정음 해례본’과 ‘조선왕조실록’을 시작으로 ‘승정원일기’ ‘직지심체요절’(2001년), ‘해인사 대장경판 및 제경판’과 ‘조선왕조의궤’(2007년), ‘동의보감’(2009년), ‘일성록’과 ‘5·18민주화운동 기록물’(2011년)이 앞서 등재됐다. 이로써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기록유산을 보유한 국가’라는 상징적 지위도 유지하게 됐다. 이날 회의 이전까지 중국과 일본은 각각 7건과 1건의 기록유산을 등재했다.

겹경사를 맞은 한국은 연말에 또 다른 좋은 소식도 기다리고 있다.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를 신청한 ‘김치와 김장문화’가 12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는 제8차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에서 심사를 받는다. 세계문화유산으로는 남한산성이 올해 1월 등재를 신청해 내년 6월경 심사를 받게 되며, 백제문화유적지구(문화유산)와 서남해안 갯벌(자연유산)도 내년 등재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정양환 기자·광주=이형주 기자 ray@donga.com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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