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도 佛신용 강등… ‘제2의 그리스’ 현실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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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이어 최고등급 박탈… 재정적자 등 위기론 불거져

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20일 프랑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강등했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유지해 추가 강등 가능성도 열어 놓았다. 신용평가기관이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에서 떨어뜨린 건 올해 1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이어 두 번째다.

무디스는 “점진적이고 지속적인 경쟁력 감소와 노동 및 상품, 서비스 시장의 장기적인 경직성 등 여러 구조적인 문제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등급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피에르 모스코비시 프랑스 재무장관은 “과거 정부의 폐단이 남긴 흔적”이라며 현 정부의 책임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근호(16일자)가 ‘프랑스는 유럽 한복판의 시한폭탄’이라고 비판한 뒤 불거진 프랑스 위기론은 무디스의 조치로 또 한 번 논쟁이 불가피해졌다.

이코노미스트는 프랑스의 경제성장 정체와 높은 실업률, 막대한 재정적자, 유로존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공공부문이 문제라며 2013년부터 프랑스에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사회당 정부가 최고소득세를 75%로 높이고 법인세와 재산세 등 자본소득세를 인상한 데다 최저임금은 올리고 연금 수령 시작 연령은 다시 60세로 낮추는 등 일련의 좌파적 조치들로 기업 신뢰도가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실 프랑스 위기론에 처음 불을 지른 건 독일이었다. 일간지 빌트는 지난달 31일 “프랑스는 제2의 그리스가 되나”라는 기사에서 “25%의 높은 청년 실업률과 5%의 재정적자, 제로성장 등 프랑스의 나쁜 경제지표들은 위기에 빠진 남유럽 국가들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5일 프랑스 경제 연례보고서에서 “전면적인 노동시장 개혁이 없으면 이탈리아나 스페인처럼 될 수 있다”며 “고용과 해고의 유연성을 늘리고 근로시간을 더 탄력적으로 만들고 최저임금의 상승을 제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정부는 경제위기론에 대해 0.2%로 발표된 3분기 경제성장률을 근거로 반박했다. 장마르크 에로 총리는 “프랑스는 잡지를 팔기 위한 보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비판했고 모스코비시 장관은 “프랑스는 유럽의 병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무디스#신용평가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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