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통령은 링컨의 지혜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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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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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誌 표지모델로 올려 “실용-이상 조화 추구해야”

미국 대선을 코앞에 두고 5일 발행한 시사주간지 타임(사진) 표지인물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밋 롬니 공화당 후보도 아닌 에이브러햄 링컨이다. 147년 전 사망한 16대 대통령의 고뇌에 찬 옆모습 흑백사진을 앞세워 ‘2012년 대선: 링컨이라면 무엇을 했을까’라는 제목의 기획기사를 실었다.

타임은 “실용주의와 이상주의를 조화롭게 추구했던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의 기억은 위태로운 질주를 벌이는 지금의 두 후보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누가 승리하든 극단적으로 분열된 국가를 영리하게 이끈 링컨의 ‘정치수완’을 진지하게 돌아봐야 훗날 가치 있는 승리였다고 평가받을 것”이라고 썼다.

사실 이 사진의 모델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신작 영화 ‘링컨’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 대니얼 데이루이스다. 영화는 대선이 결판난 직후인 9일 미국 전역에서 개봉한다. 연예전문지 할리우드리포터는 “노예제도를 폐지하도록 한 수정헌법 제13조를 관철하기까지 링컨이 보여준 위대한 정치적 수완과 노력을 흥미롭게 그려냈다”고 평했다.

영화의 배경은 남북전쟁이 막바지에 접어들 무렵이다. 노예 해방과 국가 재통합에 골몰했던 링컨이 암살되기 전 4개월간 겪은 이야기를 담았다. 부각되는 가치는 사려 깊은 관용과 배려로 잘 알려진 ‘위인 링컨’의 이미지와 거리가 멀다. 스필버그가 조명한 것은 ‘직업정치인 링컨’의 냉정한 전략가적 면모다. 링컨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 권모술수를 서슴지 않는 인물이었으며 ‘두 얼굴(two-faced)’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상황 변화에 유연하고 재빠르게 대처했다는 것이다.

스필버그는 인터뷰에서 “링컨은 노예 해방에 따를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전 상황의 혼란까지 계산적으로 활용했다”며 “과정과 수단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어쨌든 중요한 것은 그가 한 번 정한 목표를 완벽하게 달성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타임은 “이번 대선 때처럼 많은 문제를 한 사람의 리더 손에 한꺼번에 맡긴 시기는 미국 역사상 없었다”며 “링컨은 난국 속에서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냉혹한 정치적 기술을 다듬는 데 몰두한 인물이었으며 결국 그의 정치수완이 국가를 구했다”고 전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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