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교사령탑 정치국원 격상…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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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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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쩌민에 발탁돼 정계 입문… 후진타오 정권서도 책사로

중국이 차기 외교 사령탑을 부총리 겸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으로 격상하고 그 자리에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부터 후진타오(胡錦濤) 현 주석까지 양대(兩代)에 걸쳐 책사 역할을 해 온 핵심 브레인을 기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일 소식통을 인용해 왕후닝(王호寧·57·사진) 당 중앙서기처 서기 겸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이 외교 사령탑으로 유력하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은 “당의 정책 연구 기능을 총괄하고 있는 왕 서기가 임명된다면 각 부서 간 조율이 부족한 외교 관련 기구의 개편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기 외교부장(장관)으로는 장즈쥔(張志軍) 외교부 부부장이 거론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현재 중국 외교라인은 부총리급인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이끌고 있다. 당내 지위는 부총리가 당 중앙정치국 위원인 데 반해 이보다 한 단계 낮은 중앙위원이다. 중앙정치국 위원 신분의 외교 담당 부총리가 탄생하면 1998년 첸치천(錢其琛) 외교부총리 은퇴 이후 15년 만에 외교 사령탑의 지위가 복권되는 셈이다.

중국에서는 그동안 외교라인이 리비아 사태 등 중동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 여론이 있었다. 일본 등과의 영토분쟁이 격화되면서 강력하고 신속한 외교적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신문은 “중국 지도부가 외교 정책 구조에 어느 때보다 더 큰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1955년 10월 상하이(上海)에서 출생한 왕 서기는 상하이사범대에서 프랑스어를 전공한 뒤 푸단(復旦)대에서 국제정치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26세인 1981년 최연소로 푸단대 교수로 임명됐다. 1988년부터 1년간 미국 아이오와주립대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방문교수를 지내 서구 정치를 잘 이해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5년 장쩌민 전 주석에게 발탁돼 중앙정책연구실에 근무하면서 정계에 발을 디뎠다. 장 전 주석이 왕 서기의 저서 ‘신권위주의’의 주요 대목을 외울 정도로 신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주석 퇴임 이후 학계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후 주석이 그를 곁에 두고 조언을 구해 2대에 걸쳐 외교 브레인으로 활약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중국#외교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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