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 시위대 사망… 피의 티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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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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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주일새 5명 분신
中공안, 시위 무차별 진압… 13일 쓰촨성서 1명 참변

중국의 통치에 항의하는 티베트 승려들의 분신이 1년 넘게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1주일 사이 5명의 승려가 분신하기도 했다. 티베트 주민들의 집단 시위도 잇따르고 있다. 14일엔 티베트자치구와 맞닿은 칭하이(靑海) 성에서 수백 명의 티베트인이 시위를 벌였다. 중국 정부는 공안을 대거 투입해 이를 진압하고 있지만 강경 진압이 되레 사태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티베트 승려 분신 1년 새 50명

영국 런던에 있는 티베트 인권단체인 ‘자유 티베트’에 따르면 14일 칭하이 성 퉁런(同仁) 현에서 수백 명의 티베트인이 시위를 벌였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5일 전했다. 이날 시위는 공안이 차에서 4명의 티베트인을 끌어내려 구타하고 총으로 위협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은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공안은 술에 취한 상태로 보였으며 티베트인을 매우 심하게 구타했다고 전했다.

13일 쓰촨(四川) 성 아바(阿패) 현에서 티베트 승려 2명이 중국의 티베트 통치에 항의해 분신했다. 공안이 불을 끄고 승려들을 어디론가 데리고 갔으며 1명은 숨졌고 다른 1명은 심한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사건 발생 직후 대거 투입된 공안이 현장을 통제하면서 티베트인들과 충돌해 티베트인 1명이 공안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자유 티베트’는 공안이 못이 박혀 있는 금속 곤봉을 사용해 시위자들을 구타했다고 주장했다. 티베트인의 분신과 항의시위, 중국 공안의 강경 진압이 반복되면서 사태는 계속 악화돼 왔다.

그동안 중국 공안은 티베트 안정을 위해 철통 경비를 서 왔다. 하지만 시위와 분신은 점차 빈발하고 확산되는 양상이다. 당국의 철저한 통제로 1년여 동안 시위가 없던 티베트의 수도 라싸(拉薩)에서도 5월 27일 티베트인 승려 2명이 분신했다. 3월에는 인도에서, 지난해 11월에는 네팔에서 티베트인이 중국의 탄압에 항의해 분신하는 등 해외에서도 동조 움직임이 나타났다.

티베트 인권단체들은 지난해 3월 이후 50명 안팎의 티베트인이 분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 중국, 당근과 채찍 병행하지만

중국은 1950년부터 티베트를 병합해 통치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티베트가 역사상 중국의 영토라고 주장한다. 또 중국이 달라이 라마의 절대적 통치 아래 노예제 사회에서 신음해 온 티베트인들을 해방시켰다고 강조한다. 나아가 자신들의 통치가 티베트 지역의 번영과 개발을 가져다준다고 강조해 왔다. 중국 관영 언론에는 티베트 병합 이후 티베트인의 수명과 1인당 국민소득이 늘어나고 생활환경이 개선됐음을 선전하는 뉴스가 이어진다.

하지만 티베트인들의 분리 독립 요구는 수그러들지 않고 계속 분출하고 있다. 티베트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1959년 인도로 망명해 티베트 망명정부를 세워 저항의 중심이 돼 왔다.

중국 정부는 강온 양면책을 써 왔다. 2008년 3월 14일 라싸에서 티베트인들의 대규모 분리 독립 시위가 발생하고 중국이 유혈 진압한 이후 라싸 등 티베트 전역에 공안을 크게 증강시켜 엄격히 통제해 왔다. 특히 외국인은 티베트자치구에 갈 때는 당국으로부터 별도의 허락을 받아야 하며 시위가 발생할 수 있는 3월 14일 등 민감한 날 앞뒤로는 전면 통제되는 경우가 많다.

2006년 칭짱(靑藏) 철도 개통 등 사회 인프라가 확충된 후에는 한족들이 개발 붐을 좇아 속속 이주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일련의 사태에서 보듯 분리 독립과 달라이 라마의 귀환을 요구하는 티베트인들의 저항이 계속 확산되고 있어 중국 당국의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티베트 시위#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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