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CO2 저장고’ 남극해 비밀 풀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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濠-英 연구팀 “해류가 차단막 역할”

남극해가 화석연료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지구온난화를 억제함으로써 기후변화 속도를 완화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ABC방송은 30일 “호주 연방과학원(CSIRO)과 영국 남극 자연환경연구소(BAS) 공동 연구팀이 남극해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저장하는 원리를 찾았다”고 보도했다. 바다가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며 특히 남극해가 그중 40%나 차지해 핵심 역할을 한다는 연구가 있었지만 어떻게 이뤄지는지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이 방송은 전했다.

연구팀은 이산화탄소 흡수는 남극해 속에 자연적으로 생성된 깔대기 모양의 대형 소용돌이에서 이뤄진다고 밝혔다. 바람과 해류로 인해 형성된 이 소용돌이는 수면과 표층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남극해 깊은 곳까지 끌고 간다. 연구팀은 10년 동안 첨단 로봇장비와 전자센서를 이용해 관찰한 결과 남극해에는 이 같은 소용돌이가 최소 5개 이상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산화탄소가 깊은 바닷속으로 휩쓸려 들어간 뒤에는 심해 속에 흐르는 해류가 일종의 차단막 역할을 하며 이산화탄소를 붙잡아 두는 것으로 추정된다.

CSIRO의 리처드 매티어 박사는 “다른 해양에서도 소용돌이나 다른 이유로 이산화탄소가 해저로 들어가지만 대부분 다시 대기 중으로 배출된다”며 “하지만 남극해는 이를 저장고처럼 모아둔다”고 설명했다. 왜 유독 남극해에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이 같은 이산화탄소 저장 기능 때문에 기후 온난화가 억제돼 기후변화 속도를 늦추는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남극해#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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