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가게 살리게 현금 갖고 모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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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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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소비 ‘캐시몹’ 유행

지난달 24일 ‘제1회 세계 캐시몹의 날’에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의 식료품 상점 ‘네이처스 빈’에 모인 캐시몹 참가자들. 앤드루 샘토이 씨 블로그
지난달 24일 ‘제1회 세계 캐시몹의 날’에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의 식료품 상점 ‘네이처스 빈’에 모인 캐시몹 참가자들. 앤드루 샘토이 씨 블로그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의 식품점 ‘네이처스 빈’에 손님 120여 명이 모여들었다. 인근 대형 마켓을 놔두고 농산물과 유기농 제품을 주로 파는 이 작은 상점에 모인 것은 지역 소상인을 돕기 위한 것. 손님들은 전날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만나는 장소와 시간을 연락 받았다. 네이처스 빈은 이날 3시간 동안 몰려든 손님들 덕분에 9000달러(약 1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특정 시간에 동네의 작은 상점에 몰려와 쇼핑을 하고 사라지는 ‘캐시몹(Cash Mob)’이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 새로운 소비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현금을 가진 군중’이라는 의미의 캐시몹 행사는 월마트 등 대형 상권에 밀려 존폐 위기에 처한 동네의 작은 식품점, 서점, 의류점 등이 주요 대상이다.

지난달 24일 ‘제1회 세계 캐시몹의 날’에는 뉴욕 시카고 애틀랜타 등 미국 200여 개 도시와 영국, 호주, 스웨덴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캐시몹 행사가 열렸다고 로이터통신이 1일 보도했다.

캐시몹을 처음 생각해낸 사람은 클리블랜드 변호사 앤드루 샘토이 씨. 지난해 가을 영국 여행을 하던 중 반(反)자본주의 시위대가 상점에 몰려다니며 물건을 약탈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고 캐시몹 행사를 조직하게 됐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40여 명의 손님을 모아 ‘비지블 보이스’라는 클리블랜드의 한 동네 서점에서 30분간 번개 쇼핑을 했다. 참석자의 입소문을 통해 캐시몹 행사는 미 전역으로 빠르게 퍼져 나가 각 도시에서 자생적으로 열리고 있다.

캐시몹 참석자는 특정 시간에 상점에 모여 20달러 이상 소비하되 할인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 적용된다. 또 다른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 ‘몹’의 기본 목적인만큼 쇼핑에만 몰두하지 말고 캐시몹에 모인 사람 3명 이상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샘토이 씨는 말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착한소비#캐시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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