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혈 줄기세포, 뇌신경 보조세포로 분화 성공… 손상 척수 회복 길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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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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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구팀 “다발성경화증 등 신경계 질환치료에 효과”
윤리-면역거부 문제 해결 기대

제대혈 줄기세포를 뇌신경 보조세포로 분화시키는 실험이 성공했다.

과학전문 저널인 사이언스데일리는 17일 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의 제임스 히크먼 교수(사진)팀이 제대혈 줄기세포를 척수신경 손상이나 다발성경화증 같은 신경계 질환치료에 이용할 수 있는 뇌신경 보조세포인 희소돌기아교세포(oligodendrocyte)로 분화시키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히크먼 교수팀은 “배아줄기세포가 아닌 다른 세포를 이용해 희소돌기아교세포로 분화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제대혈 줄기세포는 버려지는 탯줄에서 나오는 것으로 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갖고 있던 윤리적 문제가 없고 일반적으로 면역체계 거부반응을 유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앞으로 척수의 손상된 부위에 이 희소돌기아교세포를 주입하면 척수 부상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사이언스데일리는 전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학회(ACS) 학술지 ‘화학신경과학’에 발표됐다.

신경섬유로 덮여 있는 뇌세포들은 섬유를 덮고 있는 수초(髓초)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한다. 수초가 없거나 부족하면 다발성 경화증이나 다른 신경병을 유발할 수 있다. 이번에 분화된 희소돌기아교세포는 수초 형성을 돕는 뇌신경 보조세포다.

연구팀의 헤드비카 데이비스 연구원은 제대혈 줄기세포에 호르몬인 노르에피네프린과 접촉시키는 방식을 써 희소돌기아교세포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현미경 슬라이스 위에 세포를 올려 특수한 3차원 환경을 갖춘 뒤에야 충분히 배양했다고 밝혔다.

히크먼 박사는 사이언스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 연구를 통해 배아줄기세포 연구 장애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연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연세대 의대 김동욱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성공했다는 사실보다 성공률이 높아야 실제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추후 연구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가톨릭대 기능성세포치료센터 오일환 교수는 “제대혈 줄기세포를 희소돌기아교세포로 분화시키는 건 이미 몇 년 전부터 가능했고 이번 연구는 다른 방법을 써서 성공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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