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 “中 민주주의 1970년대 수준… 변화는 시급한 시대적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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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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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 인터뷰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의 주경기장인 냐오차오(鳥巢·새 둥지)의 공동 설계자로 유명했던 중국의 설치미술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사진) 씨는 요즘에는 ‘반체제 인사’로 전 세계에 더 널리 알려졌다. 예술 활동 등을 통해 정부를 비판했던 그는 지난해 중국 당국에 의해 조세 포탈 혐의로 81일간 구금되기도 했다. 모순과 갈등에 침묵하지 않는 중국 지식인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떠오른 아이 씨는 지난해 말 동아일보와 e메일 인터뷰를 했다.

―세무 당국이 1500만 위안(약 27억 원)이라는 거액의 세금을 부과하자 많은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850만 위안의 성금을 보내왔다.

“내게도 꿈같은 일이다. 공안과 세무서, 사법기관, 관영 언론이 모두 한통속인 중국 같은 사회에서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기는 매우 어렵다. 하지만 이번에 전 사회가 분명히 공권력에 억압받는 편에 섰다. 실제 행동으로 사회 정의의 편에 섰다. 나도 아주 놀랐고, 생각이 있는 정부라면 역시 아주 놀랐을 것이다.”

―중국 사회의 성숙도나 민주주의는 세계 2위의 경제력에 맞춰 성장하고 있나.

“여전히 1970년대 수준이다. 많은 법률이 중국 헌법과 상충해 헌법정신을 훼손하고 있다.”

―올 10월 18차 당대회에서 지도부가 바뀐다. 민주화 측면에서 기대되는 변화는….

“그동안 많은 이들이 변화를 기대했으나 매번 실망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변화가 있기를 희망한다. 이는 매우 시급한 시대적 요구이다.”

―최근 광둥(廣東) 성의 대규모 시위 등 다양한 요구가 분출된다. 이런 일에 대해 당신은 별다른 발언이 없었다.

“사람의 정력은 한계가 있다. 잘 모르는 일에 설렁설렁 이야기할 수는 없다. 2008년 쓰촨(四川) 대지진 때 학교 건물 붕괴로 숨진 학생들의 명단을 조사할 때 우리가 모종의 특수한 방법으로 노력하지 않았다면 명단 작성과 진상 공개는 불가능했다.”

―요즘 근황은….

“집 문 앞에는 9대의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고 공안이 감시한다. 밖에 나가서 밥도 먹고 물건도 사고 친구도 만날 수 있으나 모두 공안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사복경찰이 미행한다.”

―2011 광주비엔날레 감독을 맡았었다. 앞으로 한국과 관련해 일할 계획이 있는가.

“한국이 민주국가이고 한국의 발전은 중국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어 기쁘다. 한국 현대문화에 더욱 많이 참여하고 표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한국인에게 건강과 즐거움이 있기를 바란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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