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던 북극 얼굴 10년새 검버섯 ‘얼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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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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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국립해양대기청 조사보고서 발표

하얀 묵시록 그린란드. 북극의 광활한 그 얼음 대륙에서 지난 2년간 4300억 t의 얼음이 녹았다. 2000년 이후 이곳에서 줄어든 빙하는 모두 39개로 서울 두 개를 합친 면적(1375km²)의 빙하가 사라졌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위성으로 관측한 결과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1일 이 같은 내용의 NASA 관측 결과와 자체 조사를 토대로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극의 현주소를 이렇게 진단했다.

“‘지구의 냉장고’ 역할을 하는 북극이 예전만큼 지구를 식히지 못하고 있다. 누군가가 온도계 온도를 너무 높게 맞춰 놓은 것 같다.”

세계 각국의 과학자 121명이 참여해 만든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 등으로 2006년 이후 5년간 북극 환경이 급격히 악화됐다. 북극 환경을 나타내는 5개 부문 중 대기와 빙하, 빙점 항목에서는 뚜렷한 변화를 나타내는 적신호가, 해양과 토질 생태계 항목에서는 약간의 변화를 뜻하는 노란색 경고등이 켜졌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해빙 속도가 빨라지며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북극 빙하의 면적이다. 올여름 북극의 빙하 면적은 빙하가 이례적으로 많이 감소했던 2007년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작았다. 이 같은 빙하의 감소는 이 지역의 육지 색깔을 검게 변화시켜 태양열을 너무 많이 흡수하게 만들고 있다. 이 영향으로 올해 북극 지역의 온도는 1980년 이후 정상치보다 대략 1.4도가 높았다. 기후 변화는 북극곰 개체 수에도 영향을 줘 19종 중 7종의 개체 수가 줄어들었다.

보고서의 저자인 지구물리학자 돈 페로비치 씨는 “북극에서 ‘이상기후’는 이제 이변이 아니라 새로운 표준이 됐다”며 “‘티핑 포인트(극적인 전환의 순간)’가 될 것인지,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인지는 누구도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저자인 재키 리히터 멘지 씨는 “전반적으로 점수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북극이 운명을 다한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며 “여전히 겨울마다 북극에는 얼음이 얼 것”이라고 밝혔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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