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인공위성 날벼락’ 주의하세요”

  • Array
  • 입력 2011년 9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버스 크기의 인공위성이 주말경 지구에 떨어진다. 정확히 어디로 떨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최근 30여 년간을 통틀어 지구에 떨어지는 가장 큰 추락 물체지만 너무 겁낼 필요는 없다. ‘다른 사람도 아닌 내가’ 위성에 맞을 확률은 20조(兆)분의 1에 불과하다.

문제의 위성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1991년 쏘아올린 대기연구위성(UARS). 무게는 5.7t, 지름은 10.7m로 버스 한 대 크기다. 2005년까지 14년간 성층권의 대기 및 기후 연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퇴역했다. 이후 ‘우주 쓰레기’로 지구 주위를 돌다 2007년 운석과 충돌해 동력을 급격히 잃었고 4년 만에 지구로 떨어질 운명에 처했다. NASA는 19일 자체 속보 웹사이트에서 “UARS는 22∼24일경 지구로 떨어질 것으로 보이며 23일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추락 지점은 예측이 불가능하다. NASA는 “위성의 궤도였던 남위 57도∼북위 57도의 어느 지점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류가 거주하는 대부분의 지역으로 북위 33∼43도인 한반도도 당연히 포함된다. 물론 이 위성은 대기를 통과하면서 대부분 타버리고 남은 동체도 100여 개로 산산조각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NASA는 “이 조각들 중 26개가량은 타지 않은 채 지표면에 떨어지며 일부 조각은 100kg이 넘을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UARS는 1979년 인도양에 떨어진 우주정거장 ‘스카이랩’ 이후 지구상에 떨어지는 가장 큰 우주 물체다.

다행히 인명피해가 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NASA는 이 위성에 인간이 맞을 확률이 ‘3200분의 1’이라고 추정했다. 세계 인구가 70억 명임을 감안하면 각자가 맞을 확률은 20조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지구엔 바다와 사막, 밀림 등 인류가 살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위성 파편이 도시나 인구밀집지역을 강타할 확률은 상대적으로 적다.

전문 용어로 ‘궤도 잔해(orbital debris)’라 불리는 우주 쓰레기는 지구 주위에 수천만 개가 떠돌고 있다. 이 중 지름 10cm 이상의 비교적 큰 쓰레기도 2만 개가 넘는다. 이것들은 1950년대 후반 우주시대가 개막된 이후 하루에 하나꼴로 지구에 떨어졌다. 아직 이로 인한 심각한 인명피해나 재산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NASA는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가능성에 대비해 UARS의 추락 시점과 장소에 대한 속보를 매일 홈페이지에 게재할 예정이다.

만약 이 위성의 파편을 발견하더라도 이를 소장해선 안 된다. 위성은 원칙적으로 미국 정부의 소유물이기 때문이다. NASA는 “파편에 유해물질이 있을 수도 있고, 예리한 단면에 다칠 수도 있다”며 “만지지 말고 가까운 경찰서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